2017년, SBS 사장까지 나서 '유감' 표현했지만
반복되는 SBS 일베 논란, 비난 거세져
지난 22일 방송된 SBS funE '왈가닥뷰티'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 용어인 '노무'가 자막으로 등장해 논란이다.
이날 방송에서 홍진영과 김민경은 정혁이 "출연자 단톡방을 나갔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정혁은 "남자들끼리 만든 단톡방은 없다"고 해명했고, "앱을 다시 깔면서 단톡방을 나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때 제작진은 '들어봅시다. 고 노무 핑계'라는 자막을 썼다.
'노무'는 극우 성향 커뮤니티로 사회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일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한 표현으로 쓰는 단어다. 2013년엔 크레용팝이 공식 SNS에 '오늘 여러분 노무노무 멋졌던 거 알죠?'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고, 2015년 프로 야구선수 윤완주가 자신의 SNS에 '노무노무 일동차렷'이라는 글을 올려 소속 팀인 기아 타이거즈로부터 징계를 받은바 있다.
올해 3월에도 JTBC 웹콘텐츠 전문 제작사인 룰루랄라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워크맨'에서 '18개 노무 시작'이라는 자막이 등장해 일베 의혹이 불거지면서 제작진이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한 때 400만 명 이상이었던 유튜브 구독자 수도 20만 명이 감소할 만큼 타격을 줬다.
문제는 SBS의 '일베'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
SBS는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런닝맨'과 메인 뉴스인 '뉴스8' 등에 일베 이미지 등을 사용하며 "일베 방송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2017년엔 SBS 계열사인 SBS플러스 '캐리돌뉴스'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를 사용해 프로그램 자체가 폐지됐다.
같은 해 박정훈 SBS 사장은 SBS 인트라넷에 "최근 4년 동안 '일베' 방송 사고가 10건이나 발생했다"며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이와 함께 "포털 이미지 다운로드 사용 금지, 내부의 안전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이미지 이외에 불가피하게 다운로드가 필요한 경우, 해당 기관의 공식 사이트에서 다운 받은 안전한 정품만 사용, 외부 사이트의 이미지 사용 시에도 반드시 상위 3단계 크로스체크를 해야 하며, 최종 결정자의 서면 결재를 득해서 사용, 상기 1~3항을 위반하는 임직원은 이전보다 더 엄중한 책임을 묻고 중징계 조치함 등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그럼에도 SBS에서 일베 논란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한편 '왈가닥 뷰티' 측은 "죄송하다"며 "상황 파악 후 조치할 예정"이라고 사과했다.
다음은 SBS funE '왈가닥뷰티' 측 입장 전문
SBS플러스에서 어제 방송된 외주제작프로그램 <왈가닥뷰티>에서 일베 용어를 자막으로 방송한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어제 방송에서 출연자들의 단톡방 대화를 정리하며 제작진이 ‘들어봅시다. 고 노무 핑계’라는 자막을 썼습니다.
방송 전 사전 시사를 통해 걸러내지 못한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고 노무현 대통령과 유가족, 시청자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현재 해당 회차 재방송 및 영상 클립은 모두 서비스를 중지하였으며, 이렇게 제작된 경위를 파악하여 조치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내부 심의를 더욱 강화하여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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