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의 70%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의 연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내각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이 미숙했다고 평가하는 국민이 절반을 넘는 가운데 특히 '아베노마스크'에 대한 불만이 81%에 달했다.

아사히신문이 23일 발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9%가 "아베 총리의 자민당총재 4선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다. 아베 총리는 2017년 자민당 내규를 고쳐 3연임에 성공했고, 전후 최장수 일본 총리가 됐다. 자민당 일부에서는 내규를 다시 고쳐 내년 9월로 임기가 끝나는 아베 총리의 4연임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 여름이나 가을 아베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실시해 4연임의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일본 국민들은 절대 다수가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지난 5월 조사에서는 연임에 반대하는 응답률이 60%였다. 4연임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19%로 지난 조사보다 6% 포인트 떨어졌다.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반대 의견이 54%(5월 조사 43%)로 36%(지난 조사 46%)인 찬성률을 앞섰다. 지지정당이 없는 응답자의 반대율은 72%로 찬성율 13%를 압도했다.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에 대해서는 일본인들의 과반수 이상이 불만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관련 정부대응'과 '코로나19 경제대책', '코로나19에 대비한 의료체제 정비' 등 모든 부문에 있어 '평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평가한다'를 앞섰다.

특히 아베 총리가 전 세대에 면 마스크 2장 씩을 배급한 '아베노마스크' 정책에 대해서는 81%가 '쓸모없었다'고 답했다.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자와 내각지지층 가운데서도 '아베노마스크가 쓸모없었다'는 응답이 각각 69%와 66%였다.

차기 총리 후보 선호도에서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31%로 1위를 차지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15%), 고노 다로 방위상(9%),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4%),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3%) 등이 뒤를 이었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31%로 5월 조사보다 2%포인트 올랐고 지지하지 않는 비율은 52%로 같았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