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의 실적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석유제품가격-생산비용)이 14주만에 플러스(+) 전환하면서 SK이노베이션 주가가 반등했다. 2차전지 성장 기대로 상승세였던 SK이노베이션이 하반기 정제마진 반등에 따른 추가 상승 동력을 얻을것이란 전망이 증권업계에서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24일 6.64% 오른 13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월 들어 15.19% 올랐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인 12만9000원을 한참 넘어서고 있다. 5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10만원 벽을 뚫지 못하던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성장 기대감을 받으며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여기에 최근 정제마진이 반등하며 상승 동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이날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을 좌우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6월 셋째주 기준 0.1달러로 14주만에 마이너스에서 벗어났다. 정제마진은 지난 3월 셋째주 -1.9달러로 떨어진 후 마이너스대에 머물며 정유사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됐다.

통상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은 4~5달러대로 아직까지는 손해 구간이다. 하지만 하반기 정유 수요 회복에 따른 정제마진 반등 기대가 크다. 한국으로 수입되는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 급등과 중동산 원유 조달비용(OSP)이 6월 들어 -3.8달러까지 낮아지면서 국내 정유사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흐름이 더해졌다.

이를 근거로 2분기에 흑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유부문 V자 회복에 힘입어 2분기 725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1분기 1조7752억원 적자에서 분기 흑자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3869억원을 한참 웃도는 전망치다. 하반기에는 정제마진 반등에 따른 흑자전환 전망이 우세하다.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각각 작년 동기보다 2.0%, 208.4% 많은 3367억원, 348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2차전지 부문의 가치도 재평가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아직까지 공격적인 증설 투자로 배터리 부문이 적자인 상태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와 협력을 강화하는 등 향후 성장성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 연구원은 "2022년부터는 5~6%대 영업이익률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전망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적정 사업가치는 9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은 이를 근거로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18만원에서 21만5000원으로 올렸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