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채권형마저…꼬리무는 사모펀드 환매연기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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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젠투펀드'도 조기 상환 실패
투자자 원금 손실 리스크 갈수록 커져
투자자 돈으로 산 채권 담보로
돈 빌려 더 사는 레버리지 상품
코로나發 채권가격 급락으로
손실 크게 늘어 자산가치 급감
투자자 원금 손실 리스크 갈수록 커져
투자자 돈으로 산 채권 담보로
돈 빌려 더 사는 레버리지 상품
코로나發 채권가격 급락으로
손실 크게 늘어 자산가치 급감
사모펀드 환매 중단과 연기 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라임, 옵티머스, 헤리티지 등에 이어 이번에는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채권형 펀드마저 환매 연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모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우량 기업이 발행한 해외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의 환매일이 다가오면서 증권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채권형 펀드까지 번진 사모펀드 사태
발단은 국내에서 판매된 채권형 사모투자신탁이 조기상환에 실패한 것이었다. 신한금융투자는 홍콩계 사모펀드 ‘젠투(Gen2) 파트너스’가 운용하는 ‘KS 아시아 앱솔루트 리턴 펀드’를 기초로 하는 DLS(파생결합증권)를 신탁형 상품으로 만들어 4000억원가량을 판매했다. 이 가운데 절반은 레버리지를 최대 다섯 배까지 일으키는 상품이었다. 안전성이 높은 채권형 펀드에 레버리지를 일으켜 수익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고객을 끌어들였다. 투자자의 돈으로 채권을 사고, 이 채권을 담보로 또 돈을 빌려 더 사는 방식이다. 채권에서 이자가 나오고, 채권값이 오르면 팔아 수익을 극대화했다. 젠투파트너스의 펀드는 평상시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채권 가격이 폭락하자 손실도 배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가입 후 1년이 지난 시점인 지난 5월 말 신한금투를 통해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조기상환을 해주지 못했다. 3년 만기 조기상환형 구조로 짜인 이 상품은 하락장에서 순자산가치(NAV)가 95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는 젠투파트너스는 자동환매해 투자자들에게 청산대금을 돌려주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채권가격이 급락하면서 운용사인 젠투파트너스는 채권을 팔지 못했다.
환매일 줄줄이 돌아오는데…
키움증권이 판매한 젠투파트너스 상품 환매일은 26일이다. 키움증권도 이 펀드를 1300억원가량 판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현재 젠투파트너스에 환매를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무리 없이 환매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상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투 상품 환매를 미룬 상황에서 키움증권이 판매한 제품을 우선 상환해 주기는 어려울 것이란 논리다. 실제 비슷한 상품을 판매한 다른 판매사들에도 젠투파트너스는 환매 연기 가능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젠투파트더스의 또 다른 펀드인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를 삼성증권(1400억원), 하나은행(250억원), 한국투자증권(178억원) 등이 판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는 우량 KP물을 매수해 보유하는 보수적 전략을 쓰지만 덩달아 환매가 지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를 일으키지 않은 상품의 경우 젠투파트너스가 채권을 팔아 현금까지 확보하고 있지만 투자자에 대한 형평성 문제 등을 거론하며 상환 연기를 거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증권, 한투증권, 하나은행이 판매한 젠투 펀드의 상환 예정일은 7월 말이다.
금융당국도 모니터링
젠투파트너스가 환매를 미루자 온갖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중 논란이 되는 것은 젠투파트너스가 환매에 문제가 없는 펀드의 환매까지 연기하는 무리수를 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젠투파트너스가 레버리지를 일으키기 위해 현지에서 자금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전체 펀드의 자산이 일정한 수준을 밑돌면 금융사가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트리거 조항을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펀드가 환매되면 젠투의 전체 운용규모가 줄어들게 되고 이로 인해 레버리지펀드에 제공된 대출이 회수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정상적인 펀드의 환매도 연기했다는 얘기다. 젠투파트너스 펀드로 재간접 상품을 만들어 판매했던 국내 운용사 관계자는 “과도한 레버리지로 문제가 발생한 펀드로 인해 정상적인 펀드들이 환매를 못하고 볼모로 잡혀 있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펀드를 판매한 신한금투 측은 “엄연히 다른 펀드인데 하나가 환매가 연기됐다고 해서 환매해줄 수 있는데도 안 해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만기가 2022년인 상품인데 운용사인 젠투파트너스가 지금은 가치산정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들며 일방적으로 ‘지급 지연’을 한 사건”이라며 “조기상환이 되지 않았지만 부실 채권이 아닌 글로벌 우량 금융채를 편입하고 있는 만큼 수익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를 대비하기 위해 금융당국도 나섰다. 금융감독원도 이달 초부터 젠투파트너스 펀드 환매 연기와 관련된 사항을 판매사로부터 보고받는 등 집중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가 넣은 트리거 풋옵션이 있다면 그 옵션이 적절했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조만간 조사나 검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론보도문
이에 대하여 젠투파트너스는 “과도한 레버리지 때문이 아니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세계 채권 가격 폭락으로 더 큰 손실을 입는 것을 피하기 위해 환매를 연기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반론보도는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박재원/고재연 기자 wonderful@hankyung.com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우량 기업이 발행한 해외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의 환매일이 다가오면서 증권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채권형 펀드까지 번진 사모펀드 사태
발단은 국내에서 판매된 채권형 사모투자신탁이 조기상환에 실패한 것이었다. 신한금융투자는 홍콩계 사모펀드 ‘젠투(Gen2) 파트너스’가 운용하는 ‘KS 아시아 앱솔루트 리턴 펀드’를 기초로 하는 DLS(파생결합증권)를 신탁형 상품으로 만들어 4000억원가량을 판매했다. 이 가운데 절반은 레버리지를 최대 다섯 배까지 일으키는 상품이었다. 안전성이 높은 채권형 펀드에 레버리지를 일으켜 수익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고객을 끌어들였다. 투자자의 돈으로 채권을 사고, 이 채권을 담보로 또 돈을 빌려 더 사는 방식이다. 채권에서 이자가 나오고, 채권값이 오르면 팔아 수익을 극대화했다. 젠투파트너스의 펀드는 평상시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채권 가격이 폭락하자 손실도 배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가입 후 1년이 지난 시점인 지난 5월 말 신한금투를 통해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조기상환을 해주지 못했다. 3년 만기 조기상환형 구조로 짜인 이 상품은 하락장에서 순자산가치(NAV)가 95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는 젠투파트너스는 자동환매해 투자자들에게 청산대금을 돌려주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채권가격이 급락하면서 운용사인 젠투파트너스는 채권을 팔지 못했다.
환매일 줄줄이 돌아오는데…
키움증권이 판매한 젠투파트너스 상품 환매일은 26일이다. 키움증권도 이 펀드를 1300억원가량 판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현재 젠투파트너스에 환매를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무리 없이 환매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상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투 상품 환매를 미룬 상황에서 키움증권이 판매한 제품을 우선 상환해 주기는 어려울 것이란 논리다. 실제 비슷한 상품을 판매한 다른 판매사들에도 젠투파트너스는 환매 연기 가능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젠투파트더스의 또 다른 펀드인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를 삼성증권(1400억원), 하나은행(250억원), 한국투자증권(178억원) 등이 판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는 우량 KP물을 매수해 보유하는 보수적 전략을 쓰지만 덩달아 환매가 지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를 일으키지 않은 상품의 경우 젠투파트너스가 채권을 팔아 현금까지 확보하고 있지만 투자자에 대한 형평성 문제 등을 거론하며 상환 연기를 거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증권, 한투증권, 하나은행이 판매한 젠투 펀드의 상환 예정일은 7월 말이다.
금융당국도 모니터링
젠투파트너스가 환매를 미루자 온갖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중 논란이 되는 것은 젠투파트너스가 환매에 문제가 없는 펀드의 환매까지 연기하는 무리수를 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젠투파트너스가 레버리지를 일으키기 위해 현지에서 자금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전체 펀드의 자산이 일정한 수준을 밑돌면 금융사가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트리거 조항을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펀드가 환매되면 젠투의 전체 운용규모가 줄어들게 되고 이로 인해 레버리지펀드에 제공된 대출이 회수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정상적인 펀드의 환매도 연기했다는 얘기다. 젠투파트너스 펀드로 재간접 상품을 만들어 판매했던 국내 운용사 관계자는 “과도한 레버리지로 문제가 발생한 펀드로 인해 정상적인 펀드들이 환매를 못하고 볼모로 잡혀 있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펀드를 판매한 신한금투 측은 “엄연히 다른 펀드인데 하나가 환매가 연기됐다고 해서 환매해줄 수 있는데도 안 해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만기가 2022년인 상품인데 운용사인 젠투파트너스가 지금은 가치산정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들며 일방적으로 ‘지급 지연’을 한 사건”이라며 “조기상환이 되지 않았지만 부실 채권이 아닌 글로벌 우량 금융채를 편입하고 있는 만큼 수익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를 대비하기 위해 금융당국도 나섰다. 금융감독원도 이달 초부터 젠투파트너스 펀드 환매 연기와 관련된 사항을 판매사로부터 보고받는 등 집중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가 넣은 트리거 풋옵션이 있다면 그 옵션이 적절했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조만간 조사나 검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론보도문
이에 대하여 젠투파트너스는 “과도한 레버리지 때문이 아니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세계 채권 가격 폭락으로 더 큰 손실을 입는 것을 피하기 위해 환매를 연기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반론보도는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박재원/고재연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