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총참모부가 예고했던 대남(對南)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대북전단 살포를 트집잡아 무력시위까지 서슴지 않았던 북한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다. 파탄 직전까지 몰렸던 남북 관계가 일시적인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김정은이 지난 23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를 주재하고 총참모부가 제기한 대남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북한은 이달 들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규탄하며 위협 수위를 높여왔다.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이어 개성공단 내 군 병력 전진 재배치 등 구체적인 군사행동 계획도 밝혔다.

김정은이 군사행동 보류 지시를 내리면서 북한군의 추가적인 군사위협 움직임은 일단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대북전단 맞대응 조치로 밝혔던 1200만 장 규모의 대남전단 살포도 미뤄질 전망이다. 최전방 지역에선 북한군이 21일부터 재설치 작업에 들어간 대남 확성기들이 사흘 만에 모두 다시 철거됐다. 김정은이 이번 조치에 대해 ‘보류’라는 표현을 사용한 만큼 북한의 군사 위협이 언제든지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