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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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사회를 근본적인 방식으로 영구히 변화시킬 것이란 게 일반적인 견해다. 2020년의 정치 지형 역시 이미 크게 뒤흔들어놨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유력한 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의 집을 떠난 적이 별로 없다. 미국 경제엔 막대한 세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그의 확신도 여전한 것 같다.

바이든의 조용한 선거 전략은 유권자 마음을 더 애틋하게 하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겐 큰 도전이 되고 있다. 조너선 마틴과 매기 해버맨은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많은 주(州)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4개월째로 접어들었는데 바이든은 그동안 외부 행사에 거의 나가지 않았고 이에 따라 좀처럼 실수하지 않았다”고 썼다.

이들은 “백악관에 머무는 트럼프 대통령은 밖에 나가서 선거 운동에 나서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배우고 있다. 특히 (자신은 마스크 쓰는 걸 꺼리고 있지만) 상대방(바이든) 마스크가 두 배나 두꺼울 땐 훨씬 힘들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은 유권자들에게 소식을 잘 전하지 않는 독특한 선거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마크 바라박은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바이든은 힐러리 클린턴이 아니다. 그게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은)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후보였던 클린턴만큼 광범위하고 본능적인 거부감은 나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독립 여론조사기관인 앤 셀저에 따르면 최근 아이오와주에서 바이든과 트럼프의 선호도는 동률을 기록했다. 4년 전만 해도 트럼프가 9%포인트 차로 클린턴을 여유 있게 따돌린 곳이다. 트럼프 지지율은 올 3월 51%로 최고점을 찍은 뒤 계속 미끄러지고 있다.

앤 셀저는 또 바이든이 지난 수개월간 집 지하실에서 원격으로 선거 운동을 하면서 대중 노출을 꺼렸고 결과적으로 악명 높았던 실수를 원천 차단할 수 있었던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바이든은 대중에게 충분히 말하고 있지만 과도하지는 않다”며 “11월 대선 때까지 (이 전략이) 유효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사실 바이든은 가끔 지하실에서 나와 모험을 하고 있다. 집을 나설 때면 그는 코로나 봉쇄 조치가 실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경제가 회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다행스럽지만 전염병 사태의 피해는 매우 기록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사라 채니와 그윈 길포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 5월 신규 고용이 전국적으로 250만 명 늘어나긴 했지만 올 2월 이후에만 20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워싱턴DC와 38개 주에서 고용이 개선되면서 5월 실업률은 4월(14.7%)보다 낮아진 13.3%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다.”

바이든은 약 4조달러의 세금 인상을 제안했다. 겨우 회복되기 시작한 경제에 세금 폭탄을 떨어뜨리려는 조치는 터무니없어 보인다.

바이든은 연간 40만달러 이하를 버는 사람 중 누구도 세금을 더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길 좋아한다. 하지만 미국 세금재단은 지난 4월 근로자들이 손에 쥐는 실수령액이 어떤 식으로든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세금재단은 “바이든의 증세 계획은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 규모를 1.51%, 증시를 3.23%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임금 총액을 0.98% 줄이는 한편 58만5000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고 경고했다.

불행하게도 바이든은 ‘경제 파괴’를 옹호하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고 있다. 경제가 회생하려는 엄중한 시기에 말이다. 샐리 파이프는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바이든의 선거 캠프 면면을 보면 역대 어떤 민주당 후보보다 좌파적이란 점을 알 수 있다. 캠프 내 의료 정책 담당자들은 정부의 건강보험 확대를 주장한다. 바이든의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대표적이다. 기후변화 태스크포스엔 뉴욕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가 있다. ‘그린 뉴딜’ 법안을 제출했던 당사자다”고 썼다.

그린 뉴딜은 작년 발의됐을 때 100조달러에 달하는 ‘가격표’ 때문에 단 한 명의 상원의원도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이게 2020년의 바이든 대선 공약이 된다면 세금 인상이 본격화했다는 걸 알려줄 뿐이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바이든이 선거 캠프를 차린 집 지하실에서 11월 대선 때까지 침묵을 지키는 게 더 현명할 수도 있다.

원제=Has the Pandemic Changed Biden?
정리=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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