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오히려 상승폭을 키우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값도 3주 연속 올랐다.

한국감정원은 이달 넷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전주(0.16%)보다 0.06%포인트 상승한 0.22%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경기·인천 집값 더 올라…서울도 3주 연속 상승
이번 대책으로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지만 경기(0.22%→0.39%), 인천(0.26%→0.34%) 등 수도권은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경기 안산(0.74%), 구리(0.62%) 등은 교통 호재와 정비사업 기대로 많이 올랐다. 인천 부평구(0.59%)는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등의 영향을 받았다. 인천 연수구(0.53%)는 송도·연수동의 새 아파트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규제를 피한 곳에서는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전주 0.02% 올랐던 경기 김포는 1.88%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김포 한강신도시 등은 매물이 감소한 반면 매수 문의는 크게 늘었다. 경기 파주는 0.01%에서 0.27%, 충남 천안은 0.13%에서 0.42%로 상승폭이 커졌다. 경기 평택도 전주 0.25%에서 0.56%로 상승률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오름폭이 0.07%에서 0.06%로 다소 줄었지만 3주 내리 상승했다. 강남구는 0.11%에서 0.05%, 서초구는 0.10%에서 0.07%로 상승폭이 둔화했다. 전주 0.14% 오른 송파구도 0.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강남권은 거래 가격이 높기 때문에 상승률이 낮아도 금액 오름폭은 상당할 수 있다.

양천구(0.13%)는 안전진단을 통과한 목동 재건축 단지에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전주(0.13%)와 같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동대문구(0.09%)는 광역교통망 개발 기대가 커진 청량리 역세권 일대 집값이 올랐다. 노원구(0.08%)는 중계·월계동 중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6·17 대책의 각종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집을 사려는 사람이 몰려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거래량이 증가했다”면서도 “규제 적용 이후에는 아무래도 매수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규제지역 지정은 지난 19일, 토지거래허가구역은 23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