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지난 4월의 정점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애플, 월트디즈니 등 영업 재개에 나서려던 기업들은 다시 ‘셧다운(일시 영업 중단)’ 연장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美 하루 확진자 '4월 정점' 수준…디즈니랜드, 재개장 연기
24일(현지시간) 미국의 신규 감염자는 코로나19 발생 후 세 번째로 많은 3만5023명을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인 4월 24일의 3만6749명에 육박했다. 하루 확진자는 최근 닷새 중 사흘 동안 3만 명을 넘었다. 50개 주(州) 가운데 하루 감염자 수가 상승한 곳이 27곳에 달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날 신규 환자가 7149명 발생해 종전 최고치인 전날의 5019명에 비해 42% 급증했다.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오는 10월 1일까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18만 명에 도달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앞으로 석 달 동안 6만 명가량 더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봉쇄를 풀고 경제활동을 재개한 것이 2차 대유행을 불러왔다고 분석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몇 주간 해온 것을 계속할 수 없게 됐다”며 최근 조금씩 확대해온 경제활동에 제동을 걸 것임을 시사했다.

월트디즈니는 이날 7월 17일로 예정됐던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 재개장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애플도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애플스토어 일곱 곳의 문을 다시 닫기로 했다. 애플은 지난 19일에도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애플스토어 11곳을 다시 폐쇄했다. 3월부터 미국 내 271개 매장을 모두 폐쇄했던 애플은 지난달 100여 개 매장의 영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또다시 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뉴욕시도 22일부터 경제활동 재개 2단계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대다수 기업은 사무실 근무를 최소화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맨해튼 근무인력 1만3000명 중 약 5%만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 또 블랙스톤은 직원 2200명 전원이 다음달까지 재택근무를 이어가기로 했다.

25일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6월 14~2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48만여 건으로 전주(154만 건) 대비 약 6만 건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시장 예상치(135만 건)를 웃도는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주 연속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며 “코로나19 재확산세에 고용 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