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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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계획한 상반기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어렵게 됐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딜 종료 시점을 하루 앞둔 이날 현산과 아시아나 채권단 간 재협상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당초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을 맺으면서 이달 27일까지 끝내기로 약속했다. 다만 다양한 선결 조건에 따라 종결 시한을 늦출 수 있다. 최장 연장 시한은 올해 12월27일이다.

일단 해외 기업결합 승인 대상 6개국 가운데 러시아의 승인이 나지 않았다. 해외 기업결합 승인 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현산과 채권단 간 재협상도 시작되지 않아 인수 종료 시점도 순연되고 있다.

시장은 현상의 입장에 주목하고 있다. 채권단의 '대면 협상' 요구가 나온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현산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다만 채권단에 따르면 현산, 금호산업 등 협상 주체들이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인수 종료 시점은 연장될 전망이다.

현산이 입을 닫고 있지만 결국 채권단과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재협상도 하지 않고 인수를 포기하면 인수 무산의 책임을 고스란히 현산 쪽에서 져야해서다. 이 경우 예상되는 2500억원의 계약금 소송에서 현산이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 때문에 현산의 태도는 재협상에서 다툴 세부 조건을 다듬는 '정중동'의 행보로 해석해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재협상에 들어가면 세부 조건을 놓고 채권단과 현산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금호산업에 줘야 할 구주 가격과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 5000억원의 출자 전환, 아시아나항공 대출 상환 문제 등이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현산이 2조5000억원 규모의 인수 대금을 깎아야 한다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채권단의 고민 지점이다. 코로나19라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인수가를 낮추는 것은 특혜 논란을 낳을 수 있어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