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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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주시하면서 게걸음을 걷고 있다. 시장에 유동성(자금)이 풍부해 급락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경기와의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악재에 민감해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22~26일) 코스피지수는 전주에 비해 0.31% 하락한 2134.6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 이후 9거래일 연속 2100선에서 횡보 중이다.

증시는 코로나19 재확산 이슈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텍사스 애리조나 등 여러 주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 최고치 수준을 기록해서다. 중국도 여전히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소모임'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 중이다.

지난 주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들도 하락했다. 마지막 거래일인 26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2.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42%, 나스닥 지수는 2.59% 급락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봉쇄 조치가 강화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더라도 국내 증시가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중에 유동성이 넘치고 있어,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던 지난 3월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이유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청약에 31조원에 육박하는 증거금이 몰린 것을 보면 시중에 유동성은 넘치는 상황"이라며 "이미 한 차례 급락을 경험한 학습효과도 있어 지난 3월과 같은 급락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는 경계할 만한 재료이지만 지난 2~3월 여건과는 다르기 때문에 급락 가능성은 제한된다"고 말했다.

발표를 앞둔 6월 경제지표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추가 하향한 상황에서 6월 경제지표 또한 경기회복이 더딜 것이란 우려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주에는 중국 국가통계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한국 수출, 6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 등 경제 지표 발표가 기다리고 있다. 중국 PMI 지수의 경우 반등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되고, 한국 수출 역시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고용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반등이 예상되나,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물경기와 자산가격 간의 괴리가 확대되는 탈동조화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지속기간이 길어질수록 금융시장은 부담요인에 민감하게 반응, 작은 악재에도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