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안산 유치원생 햄버거병 10일 만에 첫 회의…공식사과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식중독 환자가 다수 발생한 지 10일 만에 교육부가 첫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이번 집단 식중독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이 사고로 이미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으로 투석 치료를 받는 어린이가 다수 발생한 상황에서 교육부의 대응이 뒤늦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26일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시도교육청과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예방 관리 강화를 위한 관계부처 및 시도교육청 영상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 교육부에서는 오석환 교육복지정책국장이, 다른 기관에서는 담당 과장이 각각 참석했다.

오 국장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코로나19로 감염병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또 다른 감염병으로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걱정을 많이 하고 계셔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병원에서 힘들어할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예방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는 지난 16일부터 식중독 증상을 보인 어린이가 다수 발생했다.

보건당국이 지금까지 원생과 가족, 교직원 등 2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 출혈성 대장균 검사에서는 49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상태고, 99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나머지 147명은 음성이다.

특히 어린이 15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 증상을 보이며 이 가운데 5명은 신장 기능이 떨어져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병에 걸리면 평생 투석 치료에 의존해야 할 수도 있다.

문제의 유치원에는 지난 19일부터 이달 30일까지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특히 역학조사 과정에서 궁중떡볶이 등 보존식 6건은 제대로 보관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존식은 식중독 발생 등에 대비해 시설에서 의무적으로 음식 재료를 남겨 144시간 동안 보관하는 것을 뜻한다.

보건 당국은 현재 역학조사를 통해 법정 감염병인 장 출혈성 대장균의 발병 원인을 분석하고 추가 감염을 차단하고 있다.

유치원생을 둔 한 학부모는 "유치원에 간 어린이가 집단으로 이런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 끔찍하고 분통이 터진다"면서 "교육부와 교육청, 보건당국이 제대로 유치원을 관리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