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최대 100% 뛴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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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영의 Money 읽기
(6) 주가 리레이팅
코로나로 인한 우려 대부분 해소
정부 주주친화정책 강화도 호재
재평가·저평가는 동전의 양면
원인 해소돼야 적정 주가 찾아
(6) 주가 리레이팅
코로나로 인한 우려 대부분 해소
정부 주주친화정책 강화도 호재
재평가·저평가는 동전의 양면
원인 해소돼야 적정 주가 찾아
“은행주, 100% 뛴다.” 키움증권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인 서영수 이사의 전망이다. 서 이사는 한국경제신문 유튜브 ‘돈도썰(돈 불리는 데 도움되는 썰)’ 인터뷰에서 “2분기 실적 발표 즈음 은행주가 적게는 40~50%, 많게는 100%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한 단계 상승하는 리레이팅(재평가)을 예상한 것이다.
주가 리레이팅의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악영향 우려가 대부분 해소된 점과 정부의 (은행) 주주친화적 정책을 꼽았다. 서 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 도산→임대사업자(다주택자) 위기→부동산 시장 침체→부동산 중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은행의 위기’라는 불황의 연결고리에 대한 우려가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진단했다. 50조원에 달하는 정부의 자영업자 지원이 불황의 연결고리 작동을 막았고 그 결과 은행의 부담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충당금과 자본비율 상향을 요구해 배당재원을 늘리도록 하는 등의 주주친화적 정책을 유도하는 것도 은행주 리레이팅의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당기순이익 가운데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의 비율인 배당성향이 JP모간 등 선진국 은행은 120~130% 수준인데 한국 은행들은 30% 정도라서 주주친화적 정부 정책으로 배당성향이 높아지면 은행주 주가가 한 단계 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주가 리레이팅은 증권가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주로 특정 산업이나 종목 담당 애널리스트가 산업과 종목 분석을 기반으로 ‘주가 레벨업’을 외친다. 그러나 주가가 짧은 기간 상승세를 보이다가 단발성 호재로 끝나거나 실현되지 못한 투자 아이디어로 묻혀버리는 사례가 많다. 개인은 물론 외국인과 기관까지 주가 리레이팅에 동의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아서다.
주가 리레이팅은 주가 디스카운트(저평가)와 동전의 양면이다. 어떤 원인으로 주가가 디스카운트돼 있다가 그 원인이 해소되면 리레이팅이 가능하므로 둘은 서로 밀접한 관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엔 한국 기업 주가가 외국 기업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을 찾는 연구가 활발했다. 북한과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인으로 자주 거론됐고 실증 연구 결과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취약한 기업지배구조가 원인으로 꼽히자 이 역시 사실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 연구는 한국 증시 투자자의 강한 단기투자 성향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했고, 또 다른 연구는 신흥시장 디스카운트는 존재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실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리레이팅이든, 디스카운트든 근본 원인을 규명하는 게 핵심이다. 그 원인이 해소돼야 주가가 적정 수준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란 얘기다. 연구자들이 실증 연구를 할 때 가장 신경쓰는 게 제3의 변수다.
예를 들어 어떤 요인이 사람의 키(신장)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다고 치자. 성별, 몸무게, 허리둘레, 팔 길이, 앉은키 등을 빠짐없이 분석해서 연구 결과를 내놨는데, 알고 보니 신발 사이즈가 가장 중요한 제3의 변수인 것으로 밝혀진다면 낭패를 보게 된다. 제3의 변수의 존재를 아예 모르거나 알면서도 과소평가하면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없다.
증시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상당히 회복해서 투자 종목 찾기가 어려운 때다. 앞으로도 주가 리레이팅을 전망하는 투자 아이디어는 계속 등장할 것이다. 그런 아이디어를 접할 때 제3의 변수를 경계하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신중함 대신 남보다 한발 앞선 매수타이밍을 선택할 것인가는 투자를 하는 동안 계속 안고 가야 할 숙제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주가 리레이팅의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악영향 우려가 대부분 해소된 점과 정부의 (은행) 주주친화적 정책을 꼽았다. 서 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 도산→임대사업자(다주택자) 위기→부동산 시장 침체→부동산 중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은행의 위기’라는 불황의 연결고리에 대한 우려가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진단했다. 50조원에 달하는 정부의 자영업자 지원이 불황의 연결고리 작동을 막았고 그 결과 은행의 부담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충당금과 자본비율 상향을 요구해 배당재원을 늘리도록 하는 등의 주주친화적 정책을 유도하는 것도 은행주 리레이팅의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당기순이익 가운데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의 비율인 배당성향이 JP모간 등 선진국 은행은 120~130% 수준인데 한국 은행들은 30% 정도라서 주주친화적 정부 정책으로 배당성향이 높아지면 은행주 주가가 한 단계 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주가 리레이팅은 증권가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주로 특정 산업이나 종목 담당 애널리스트가 산업과 종목 분석을 기반으로 ‘주가 레벨업’을 외친다. 그러나 주가가 짧은 기간 상승세를 보이다가 단발성 호재로 끝나거나 실현되지 못한 투자 아이디어로 묻혀버리는 사례가 많다. 개인은 물론 외국인과 기관까지 주가 리레이팅에 동의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아서다.
주가 리레이팅은 주가 디스카운트(저평가)와 동전의 양면이다. 어떤 원인으로 주가가 디스카운트돼 있다가 그 원인이 해소되면 리레이팅이 가능하므로 둘은 서로 밀접한 관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엔 한국 기업 주가가 외국 기업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을 찾는 연구가 활발했다. 북한과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인으로 자주 거론됐고 실증 연구 결과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취약한 기업지배구조가 원인으로 꼽히자 이 역시 사실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 연구는 한국 증시 투자자의 강한 단기투자 성향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했고, 또 다른 연구는 신흥시장 디스카운트는 존재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실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리레이팅이든, 디스카운트든 근본 원인을 규명하는 게 핵심이다. 그 원인이 해소돼야 주가가 적정 수준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란 얘기다. 연구자들이 실증 연구를 할 때 가장 신경쓰는 게 제3의 변수다.
예를 들어 어떤 요인이 사람의 키(신장)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다고 치자. 성별, 몸무게, 허리둘레, 팔 길이, 앉은키 등을 빠짐없이 분석해서 연구 결과를 내놨는데, 알고 보니 신발 사이즈가 가장 중요한 제3의 변수인 것으로 밝혀진다면 낭패를 보게 된다. 제3의 변수의 존재를 아예 모르거나 알면서도 과소평가하면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없다.
증시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상당히 회복해서 투자 종목 찾기가 어려운 때다. 앞으로도 주가 리레이팅을 전망하는 투자 아이디어는 계속 등장할 것이다. 그런 아이디어를 접할 때 제3의 변수를 경계하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신중함 대신 남보다 한발 앞선 매수타이밍을 선택할 것인가는 투자를 하는 동안 계속 안고 가야 할 숙제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