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포근한 날씨 속에 무더기 부화한 매미나방이 우화(날개 있는 성충이 됨)한 뒤 도심에 출몰해 주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지난 23일 충북 제천시에 따르면 성충 매미나방이 불빛에 이끌려 주택가 등에 날아들고 있다. 사진은 청전동 시민공원 철제 기둥에 달라붙은 매미나방과 매미나방이 낳은 알집./사진=제천시 제공
지난 겨울 포근한 날씨 속에 무더기 부화한 매미나방이 우화(날개 있는 성충이 됨)한 뒤 도심에 출몰해 주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지난 23일 충북 제천시에 따르면 성충 매미나방이 불빛에 이끌려 주택가 등에 날아들고 있다. 사진은 청전동 시민공원 철제 기둥에 달라붙은 매미나방과 매미나방이 낳은 알집./사진=제천시 제공
번데기 상태에서 성충으로 우화한 매미나방이 다음주부터 도심에서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27일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단양 310ha, 제천 130㏊, 충주 50ha, 진천 50㏊, 음성 40.5㏊ 등 중북부 지역 중심으로 매미나방 애벌레가 발생했다. 산림당국은 지난 겨울 포근한 날씨 속에 월동한 알의 치사율이 낮아져 폭발적으로 부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매미나방과의 전쟁'을 벌일 태세다. 불빛을 좋아하는 특성을 이용해 유아등(誘蛾燈)으로 유인해 잡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매미나방이 재난 영화 수준으로 출몰했던 단양군의 허종수 산림보호팀장은 "작년 여름 홍역을 치른 뒤 올해 초부터 알집을 대거 제거했고, 애벌레 단계에서도 방제를 강화해 아직은 대발생 조짐은 없지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성충 우화가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분석한다며 매미나방 발생 예보를 '경계' 단계로 올렸다. 올해 충북 중북부와 북한산 일대, 경기 하남, 강원도 원주, 춘천, 양구 등지에 매미나방이 많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매미나방 성충의 수명은 7∼8일로 알려졌다. 암컷은 수컷과 교미 후 철제기둥이나 나무, 가로등 등 가릴 것 없이 무더기로 산란한다. 500원짜리 주화 크기의 알집(난괴)에 500개가량 알이 들어 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