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회 당·정 간담회에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회 당·정 간담회에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연일 '윤석열 때리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28일 추미애 장관을 향해 "삼십 년 가까이 법조 부근에 머무르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광경으로서 당혹스럽기까지 하여 말문을 잃을 정도"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여당 의원이면서 검사, 법무부 공무원, 국회 법사위 등 법조 부근에서 30년 가까이 머문 사람"이라며 "최근 상황에 대해 뭐라도 말을 해야한다는 책임감과 제 발언이 정치적 갈등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느끼며 고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책임감이 더 앞섰다. 추미애 장관의 언행이 부적절하기 때문"이라며 "법무부 장관의 영문 표기를 직역하면 정의부 장관(Minister of Justice)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그는 "꼭 거친 언사를 해야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단호하고 정중한 표현을 통해 상대를 설복시킬 수 있다"면서 "추미애 장관이 거친 언사로 검찰개혁과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 당위성을 역설하면 할수록 논쟁의 중심이 추 장관 언행의 적절성에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응천 의원은 또 추미애 장관의 발언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해결을 위해 여야가 3차 추가경정예산안심의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응천 의원은 "또한 추미애 장관이 연일 총장을 거칠게 비난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이 시기에 적절한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 정부와 여당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을 챙기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하루빨리 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추경심의 및 민생법안 마련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야당에 촉구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받아들여지려면 민생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응천 의원은 "검찰개혁과 공수처 출범은 정해진 절차와 제도에 따라 차분하고 내실 있게 진행하면 될 일"이라며 "법무부 장관이 원래 의도나 소신과 별개로 거친 언행을 거듭한다면 정부 여당은 물론 임명권자에게도 부담이 될까 우려스럽다. 장관이 한 번 호흡을 가다듬고 되돌아보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장관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지휘했으면 따라야지", "검찰총장이 제 지시를 절반 잘라먹었다", "장관 지휘를 겸허히 받아들이면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등의 표현을 쓰며 윤석열 총장을 비판하고 있다.

이를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장관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추미애 장관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관의 언어 품격을 지적한다면 번지수가 틀렸다"며 "문제는 검언유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