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사진 왼쪽)는 이날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와 부동산에 대해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며 이런 사실을 전했다. 조 교수는 그러면서 "대통령이 참모로부터 과거 잘못된 신화를 학습하셨구나, 큰일 나겠다 싶더라"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일본의 경우 도쿄 인근 신도시가 공동화됐지만, 도쿄 집값은 꾸준히 올랐으며 중심부는 별로 떨어진 적도 없다고 한다"며 "일본 신도시의 몰락을 수도권 집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일본처럼 우리도 곧 집값이 폭락한다던 진보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다 뻥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조 교수는 자신이 지난해 5월 출간한 저서 '대통령의 협상'에서 언급한 각종 부동산 대책을 문 대통령에게 따로 전달했다면서 "(문 대통령이) 그 중 분양가 상한제만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문재인 정부)공직자는 저처럼 1가구 1주택일 줄 알았는데 제겐 신선한 충격"이라며 "참여정부 때 고위공직자 중에는 다주택자가 많았던 기억이 별로 없는데 이 정부 공직자는 다주택자가 많아서 충격을 받았다"라고도 했다. 이어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이 팔라고 해도 팔지 않는 강심장에 다시 한 번 놀랐다"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지난 25일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매섭게 비판했다. 조 교수는 "부동산 대책이 임기 3년 동안 스무 번 넘게 나와도 가격이 잡히지 않으면 대책이 잘못된 것 아닌가"라며 "왜 자신들의 대책이 잘못되었다는 반성은 없고, 국민들을 투기꾼 취급하며 더 센 대책이 기다리고 있다고 협박을 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여태껏 대책 내놓으면서 잘못했다는 사과 한 마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역대 정부 중 부동산 대책은 최악이면서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면 이 정부가 앞으로도 부동산 대책에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어 보인다"고 날을 세웠다.
조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만 아니었어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열렸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조 교수는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뭐가 문제이고 해결책이 뭔지에 대해 너무 많이 써서 이제는 더 이상 쓸 기력도 없다"며 "마이동풍인 정부에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은 광화문에 나가서 촛불을 드는 것뿐"이라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