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A-, 수요 불확실
안팔리면 주관사 나눠 인수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75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하고 주관사 선정을 마쳤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8개 증권사가 다음달 이 회사 채권 발행을 맡는다. 산업은행은 회사채 인수 프로그램을 통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현대일렉트릭이 회사채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목표금액에 못 미치는 매수주문을 받으면 산은이 팔리지 않은 채권 중 발행물량의 40%까지 사들이기로 했다.
지금까지 회사채 발행주관사 여덟 곳을 선정했던 기업은 LG전자가 유일하다. 2018년(3500억원)과 지난해(5000억원), 올 2월(3000억원) 각각 증권사 여덟 곳에 채권 발행을 맡겼다.
그러나 현대일렉트릭의 발행 규모는 LG전자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회사채 시장에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미매각을 각오하고 자금 조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발행 주관사가 한두 곳이면 수요예측에서 채권이 대거 팔리지 않았을 때 이들의 인수 부담이 크지만 여덟 곳이면 부담이 분산된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선 발행기업이 수요예측에서 ‘완판’에 실패하면 주관사가 안 팔린 채권물량을 나눠 인수하는 총액인수 방식으로 공모채권을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대일렉트릭의 신용등급은 ‘A-’로 수요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관투자가들이 ‘AA-’ 이상 회사채를 제외하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최근 실적도 부진하다. 2018년(-1566억원)에 이어 지난해(-1005억원)에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