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학가 등록금 환불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립대인 서울대가 등록금 환불 여부를 심의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는 28일 등심위 소속 학생위원들이 제출한 2020학년도 등심위 개회 요청서가 접수됨에 따라 등심위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등심위는 학생과 학교 간 등록금 인상·인하 여부를 협상하는 협의기구다. 서울대 등록금심의위원회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정은 등심위 위원 3명 이상 요청이 있는 경우 등심위를 소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대 등심위는 학생·학교 측 위원 각 3명과 외부위원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학교 측에서는 학생처장, 기획처장, 재정전략실장이 포함돼 있다.

학생위원들은 비대면 강의 지침에 따라 수업의 질이 저하되고 있어, 일정 등록금을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학생들의 의견 등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이와 함께 금전적 보상책으로 2020학년도 1학기 등록금 부분 환불을 비롯해 등록금 일부 이월, 장학예산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 등심위는 올해 초 등록금 관련 논의를 끝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강의로 학생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긴급히 등심위를 열자고 학교 측에 제안했다. 이번 등심위 개회 요청은 실기수업을 하지 못해 가장 피해가 컸던 음악·미술대학 학생들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관계자는 “국립대학법인인 서울대는 예산의 45%가량을 정부 출연금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돌려줄 수 있는 재량권이 없다”며 “학생들 의견이 접수된 만큼 등심위 개최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