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JY 기소 접을까…법조계 "스스로 만든 제도 안 따를 이유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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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안 놓고 정치권 '시끌'
與일각 "총수 구제 위한 절차냐
검찰의 명예 걸고 기소하라"
홍준표 "내편은 무조건 무죄
상대는 유죄냐…뻔뻔함의 극치"
與일각 "총수 구제 위한 절차냐
검찰의 명예 걸고 기소하라"
홍준표 "내편은 무조건 무죄
상대는 유죄냐…뻔뻔함의 극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외부 전문가들이 따져보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돈 많은 이 부회장에게 적용하라고 만들어 놓은 제도가 아니다” “비전문가들이 잠깐 토론해서 결론을 내는 것이 말이 되느냐” 등과 같은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면 법조계에선 “검찰이 스스로 만든 제도와 절차에 따른 결론인 만큼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사심의위는 지난 26일 “기소는 부당하며 검찰이 이 부회장 수사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심의위의 결정을 따를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심의위는 검찰에 조언하는 기구인 만큼 권고를 반드시 따를 의무는 없다. 하지만 검찰은 과거 여덟 차례의 수사심의위 권고안을 모두 받아들였다. 수사심의위 결정 놓고 정치권 갑론을박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수사심의위의 발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법적 상식에 반하는 결정이자 국민 감정상 용납하기 어려운 판단”이라며 “수사심의위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돈과 권력을 가진 이 부회장의 불기소를 권고하다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에 “명예를 걸고 이 부회장을 기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같은 당 소속인 노웅래 의원도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아니라 ‘유전무사, 무전유사, 돈 있으면 재판도 수사도 없다’는 선례를 남긴 지극히 불공정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심의위는 검찰 수사 착수 단계에서 정치적 영향력 등을 배제하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제도”라며 “삼성 같은 거대 기업, 특히 총수 개인을 구제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아예 수사심의위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범계 의원은 트위터에 “검찰시민위원회, 기소심의위원회, 수사전문자문단 이것이 보편타당한 모든 국민을 위한 제도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썼다.
정반대 목소리도 있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일부 민주당 의원을 정조준했다. “너희들(여권)이 추구하는 사법 질서는 ‘내 편은 무죄, 반대편은 유죄’라는 뻔뻔함의 극치”라며 박 의원과 노 의원 등을 강하게 비난했다. 홍 의원은 “검찰개혁 일환으로 기소의 적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대검찰청에 수사심의위를 만들고 그에 따라 결정했다면 따르는 것이 검찰권의 올바른 행사”라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도 여권 비난 여론 거세
법조계에선 일부 여당 의원의 반응에 대해 “수사심의위 제도를 부정하고 위원들의 역량을 폄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게임의 ‘룰’이 마음에 안 든다고 ‘결과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특히 “삼성 같은 거대 기업을 구제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는 노 의원의 주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제11조)을 무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수사심의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하는 돈과 권력의 기준을 누가 정할 수 있겠느냐”며 “차라리 ‘이 부회장과 삼성은 안 된다’고 말하는 게 더 솔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심의위 위원들의 전문성을 폄하하는 발언들도 도마에 올랐다. 수사심의위 위원들은 ‘사법제도 등에 학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서 덕망과 식견이 풍부한 사회 각계의 전문가’로 검찰총장이 직접 위촉한다. 이번 수사심의위에도 변호사 네 명을 비롯해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회계 전문가, 중견 언론인, 종교인 등 명망과 식견을 갖춘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수사심의위는 검찰이 자체 개혁 방안으로 2018년 도입한 제도다. 수사팀의 ‘확증 편향’ 가능성을 차단하고, 기소와 영장청구 등의 판단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게 목적이다.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조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대배심, 일본의 검찰심사회 등과 비슷하다. 다른 점도 있다. 미국 대배심과 일본 검찰심사회에는 일반 시민이 참여한다. 검찰은 제도 도입 당시 위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감안해 직접 위촉한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심의위는 현 정부 들어 검찰이 자체 개혁 방안의 하나로 도입한 제도”라며 “여당과 검찰이 수사심의위 결과를 부정하면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송형석/안효주/김소현 기자 click@hankyung.com
수사심의위는 지난 26일 “기소는 부당하며 검찰이 이 부회장 수사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심의위의 결정을 따를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심의위는 검찰에 조언하는 기구인 만큼 권고를 반드시 따를 의무는 없다. 하지만 검찰은 과거 여덟 차례의 수사심의위 권고안을 모두 받아들였다. 수사심의위 결정 놓고 정치권 갑론을박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수사심의위의 발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법적 상식에 반하는 결정이자 국민 감정상 용납하기 어려운 판단”이라며 “수사심의위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돈과 권력을 가진 이 부회장의 불기소를 권고하다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에 “명예를 걸고 이 부회장을 기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같은 당 소속인 노웅래 의원도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아니라 ‘유전무사, 무전유사, 돈 있으면 재판도 수사도 없다’는 선례를 남긴 지극히 불공정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심의위는 검찰 수사 착수 단계에서 정치적 영향력 등을 배제하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제도”라며 “삼성 같은 거대 기업, 특히 총수 개인을 구제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아예 수사심의위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범계 의원은 트위터에 “검찰시민위원회, 기소심의위원회, 수사전문자문단 이것이 보편타당한 모든 국민을 위한 제도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썼다.
정반대 목소리도 있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일부 민주당 의원을 정조준했다. “너희들(여권)이 추구하는 사법 질서는 ‘내 편은 무죄, 반대편은 유죄’라는 뻔뻔함의 극치”라며 박 의원과 노 의원 등을 강하게 비난했다. 홍 의원은 “검찰개혁 일환으로 기소의 적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대검찰청에 수사심의위를 만들고 그에 따라 결정했다면 따르는 것이 검찰권의 올바른 행사”라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도 여권 비난 여론 거세
법조계에선 일부 여당 의원의 반응에 대해 “수사심의위 제도를 부정하고 위원들의 역량을 폄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게임의 ‘룰’이 마음에 안 든다고 ‘결과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특히 “삼성 같은 거대 기업을 구제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는 노 의원의 주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제11조)을 무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수사심의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하는 돈과 권력의 기준을 누가 정할 수 있겠느냐”며 “차라리 ‘이 부회장과 삼성은 안 된다’고 말하는 게 더 솔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심의위 위원들의 전문성을 폄하하는 발언들도 도마에 올랐다. 수사심의위 위원들은 ‘사법제도 등에 학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서 덕망과 식견이 풍부한 사회 각계의 전문가’로 검찰총장이 직접 위촉한다. 이번 수사심의위에도 변호사 네 명을 비롯해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회계 전문가, 중견 언론인, 종교인 등 명망과 식견을 갖춘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수사심의위는 검찰이 자체 개혁 방안으로 2018년 도입한 제도다. 수사팀의 ‘확증 편향’ 가능성을 차단하고, 기소와 영장청구 등의 판단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게 목적이다.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조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대배심, 일본의 검찰심사회 등과 비슷하다. 다른 점도 있다. 미국 대배심과 일본 검찰심사회에는 일반 시민이 참여한다. 검찰은 제도 도입 당시 위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감안해 직접 위촉한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심의위는 현 정부 들어 검찰이 자체 개혁 방안의 하나로 도입한 제도”라며 “여당과 검찰이 수사심의위 결과를 부정하면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송형석/안효주/김소현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