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다시 위험 수위를 넘나들면서 경제활동 재개에 급제동이 걸렸다. 브라질, 인도 등에서도 확진자 발생이 연일 최다치를 넘어서고 있다. 겨울로 접어든 남반구의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북반구에서도 올가을 2차 대유행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코로나 재확산 비상…1000만명 돌파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글로벌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17만여 명이 추가돼 누적 1007만여 명으로 늘어났다. 미국에선 지난 26일 4만7341명의 신규 확진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직전 최고치인 25일의 4만184명을 웃돌았다. 27일에도 4만3581명이 나와 사흘 연속 4만 명을 넘겼다. 이로써 28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59만여 명으로 늘어났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4월 24일 3만9116명을 정점으로 줄어들어 이달 초에는 1만 명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미국 전역에서 시작된 경제활동 재개 여파가 코로나19 재확산이란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상황이다. 전국으로 확산한 인종차별 항의 시위의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 2차 유행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으며, 재확산이 현실화하더라도 ‘2차 봉쇄는 없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환자 수가 늘면서 28일 기준 13개 주가 사업장의 문을 다시 닫게 하거나, 예정됐던 영업 허가를 보류하는 등 경제 재개를 후퇴시켰다.

미국 내 인구 2, 3위인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는 환자 수가 급증하자 술집 영업을 중단시켰다.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지난주 초만 해도 경제 재개 후퇴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신규 환자가 급속히 늘자 결국 두 손을 들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전파가 많아 확진자만 추적해 격리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전염 확산 방지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 2위 감염국인 브라질에서도 전날 3만5887명이 추가돼 확진자가 총 131만여 명으로 늘어났다. 브라질에선 병원에 입원해야 코로나19 검사를 하기 때문에 실제 감염자는 훨씬 많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브라질의 총 검사 건수는 292만 건으로 미국(3299만건)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페루, 칠레,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등 다른 남미 국가에서도 매일 3000~4000명의 확진자가 추가되고 있다. 남미 국가들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서도 서민 경제 부담이 가중되자 상점 영업을 허용하는 등 봉쇄를 일부 완화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선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새로운 진원지로 떠올랐다. 남아공에선 27일 역대 최다인 7210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누적 감염자는 13만여 명으로 늘었다.

인도에선 27일 역대 최다인 2만131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누적 환자가 52만여 명이 됐다. 인도 역시 빈곤층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3월부터 이어오던 봉쇄 조치를 이달 초부터 해제하기 시작했다.

강현우 기자/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