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초구 사랑의 교회에서 주말 예배를 하는 모습 [사진=사랑의교회 제공]
28일 서초구 사랑의 교회에서 주말 예배를 하는 모습 [사진=사랑의교회 제공]
서울과 경기도 안양에 이어 수원의 한 교회에서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국내 최대 개신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와 예장 통합교단이 전국 단위 행사를 강행하기로 해 보건당국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예장합동은 이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 강원도 홍천에서 '제57회 전국 목사 장로기도회'를 개최한다.

예장합동의 전국 목사 장로기도회는 이 교단이 1년에 한 번 여는 교단 최대 행사다. 많을 때는 5000여명까지 참석하고,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평균 2000~3000명이 참석했다.

예장합동은 "방역지침을 준수하고 있고 개인별로 자가진단 문진표를 작성하는 등 발열 체크, 손 소독을 철저히 할 것"이라며 "이 과정을 거쳤다는 표시로 스티커를 부착할 예정이다. 잃어버렸거나 스티커가 없다면 다시 이 과정을 거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예장합동에 따르면 이번 행사 참가인원은 900여명 내외로 추산된다. 이중 700명은 숙박을 하면서 일정을 소화하는 인원이며 200명 정도는 총 일정 중 당일에만 참여하는 인원이다.

또 다른 양대 교단인 예장통합도 다음달 8~10일 경북 경주에서 전국 장로들이 모이는 '전국 장로 수련회'를 개최한다.

전국적으로 예장통합에 소속된 장로는 약 3만명으로 이중 4000명 정도가 매년 한 차례 열리는 교단 최대 행사인 전국 장로 수련회에 참가해왔다. 올해 수련회 참가 인원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크게 줄어든 1500명 내외로 예상된다.

이 교단은 올해 행사 프로그램을 최대한 축소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단 방침이다. 온·오프라인 행사를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한 행사장에 참가자들이 모여 신앙 강연이나 기도회 등에 참석하는 만큼 코로나19 집단 감염 우려를 완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체 채취 위해 길게 줄지어 선 왕성교회 교인들 [사진=연합뉴스]
검체 채취 위해 길게 줄지어 선 왕성교회 교인들 [사진=연합뉴스]
보건당국 우려도 높아지는 대목.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와 안양 주영광교회에서는 전날 각각 8명, 7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는 27명, 18명으로 늘어났다. 두 교회 교인은 각각 1700여명, 80여명 규모다.

그동안 △성남 은혜의강교회 67명 △부천 생명수교회 50명 △서울 만민중앙교회 41명 △부산 온천교회 39명 등 개신교 모임에서 꾸준히 확진자 발생이 이어져왔다. 정규 예배나 대규모 행사가 아닌 소모임에서 5명 이하의 집단감염이 확인된 사례도 적지 않다.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르는 이유는 찬송가를 부르거나 식사를 함께하는 과정에서 비말(침방울)이 튈 가능성이 높아서다. 방역당국이 종교시설에 대해 밀폐된 공간에서 노래 부르지 않기, 단체식사 자제하기 등의 방역지침 준수를 당부하고 있지만 모임 특성상 밀접 접촉을 할 수 밖에 없어 제대로 지켜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왕성교회 집단감염도 성가대 모임과 MT 등을 통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정부는 전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 방침을 발표하고 교회 정규 예배나 행사, 소모임에서의 방역 지침 강화 대책을 내놨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종교모임에 대해 전반적으로 고위험시설, 고위험 행동으로 규제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목적을 더 엄밀하게 정해서 '정밀타깃팅'하는 방안 등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며 "조만간 실증사례를 중심으로 조치를 강구고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발힌바 있다.
28일 서초구 사랑의 교회에서 주말 예배를 하는 모습 [사진=사랑의교회 제공]
28일 서초구 사랑의 교회에서 주말 예배를 하는 모습 [사진=사랑의교회 제공]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