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의료 기술 발전으로 소아도 투석 등 신대체요법(신장의 역할을 대신해 주는 치료)이 가능해 위험한 급성기를 넘기면 대부분의 환자는 회복된다"고 했다. 그는 "문제는 국내에 소아 신대체요법을 시행할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아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소아 신부전의 희소성과 턱없이 낮은 소아 투석 수가에 기인하는 문제로 앞으로 우리가 꼭 풀어야 할 숙제"라고 했다.
투석을 할 정도로 심한 급성 신장 손상이 생긴 어린이는 초기에 회복해도 다시 증상이 나빠져 만성 콩팥병이 될 위험이 있다. 급성 신장 손상을 심하게 앓은 어린이는 회복돼도 수년 넘게 오랜 기간 소아신장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용혈성 요독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아이들 음식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10세 미만 어린이는 날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생선회와 육회 종류는 피하고 음식을 구워 먹을 때도 다진 고기는 속까지 완전히 잘 익었는지 확인하고 먹도록 해야 한다.
용혈성 요독증후군은 1980년대 완전히 익히지 않은 햄버거를 먹은 뒤 집단감염을 일으켜 유명해졌다. 하지만 햄버거만 이 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오염된 칼과 도마로 조리한 야채나 과일도 위험할 수 있다. 주방 기구를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 어린이에게 끓이지 않거나 정수되지 않은 물, 약수 등 오염 가능성 있는 물을 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
10세 미만 어린이가 있는 집에서는 모든 식구가 함께 조심해야 한다. 하 교수는 "이들 가정에서는 어린아이를 기준으로 음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단체 급식을 할 때도 10세 미만 어린이 급식은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하 교수는 아이들에 맞는 지침도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음식 문화는 나라마다 다르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가 국내 어린이에 맞는 자세한 지침을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