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업체인 페이스북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8.32% 급락한 216.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이를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주가 급락의 시작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게시글이다.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흑인 차별 반대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을 향해 '폭토'라고 지칭한 글을 썼다. 페이스북은 이를 방치했고, 시민단체들의 항의가 거세졌다. 26일에는 코카콜라, 혼다, 허쉬 등 글로벌 기업들까지 광고 보이콧에 나섰다.

다른 SNS 업체 주가에도 불똥이 튀었다. 알파벳(-5.45%), 트위터(-7.40%), 스냅(-5.75%), 핀터레스트(-4.30%) 등이 페이스북과 같은날 급락했다. 디지털 광고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조언이 나온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이 태도 변화를 보였고 기업들의 보이콧도 7월 한달에 국한하는 등 장기화될 사안은 아니다"며 "2018년 7월에도 정보 유출 스캔들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가 반등했던 경험을 참고할 때"라고 설명했다.

광고 보이콧에 따른 실제 피해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페이스북은 800만 광고주가 매출을 받쳐주고 있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매출 중 상위 10개 광고주가 차지한 매출 비중은 전체의 1.5%인 10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광고에 대한 수요는 구조적 증가세"라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2.6배까지 하락한 만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매력도 커보인다"고 설명했다.

발빠른 투자자들은 벌써 움직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국내 개인투자자는 페이스북을 171만달러(약 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내 개인투자자는 6월 들어 26일까지 페이스북을 4057만달러(약 487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기간 해외종목 순매수 규모 5위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