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사이코지만 괜찮아', (우) '편의점 샛별이'
(좌) '사이코지만 괜찮아', (우) '편의점 샛별이'
최근 방송을 시작한 두 편의 드라마가 나란히 여성혐오 및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와 SBS '편의점 샛별이'의 이야기다.

지난 19일 첫 방송된 '편의점 샛별이'는 방송 첫주 만에 구설수에 올랐다. 여고생이 성인 남성인 편의점 점장에게 '들이댄다'는 설정에 대해 미성년자 성적 대상화, 여성 혐오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

앞서 '편의점 샛별이'의 원작은 성인 웹툰으로 여고생에게 "미래의 룸망주(룸살롱 유망주)"라는 대사를 일삼는 남성위주의 19금 작품이었다. 각색 끝에 방영을 결정했다며 연출을 맡은 이명우 PD가 강조했던 '가족드라마'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사진='편의점 샛별이'
/사진='편의점 샛별이'
첫화에서 샛별(김유정)은 최대현(지창욱)에게 "잘생긴 오빠 담배 세 갑만 사다주시면 안 되요?", "담배 끊으라고 해준 사람은 오빠가 처음이에요. 오빠 어떻게 할지 몰라요"라는 대사가 나왔다.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가 오피스텔 불법 성매매 장면을 희화화 하고 웹툰작가로 등장하는 캐릭터가 신음 소리를 내며 성인 만화를 그리고, 여고생이 교복을 입고 춤추는 장편에서 카메라를 아래에서 위로 훑는 등의 장면을 지적하며 비판했다.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방영을 중단해달라"는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편의점 샛별이'의 선정성을 지적하는 민원이 일주일 만에 6000건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단 '편의점 샛별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배우 김수현의 제대 후 복귀작으로 화제가 된 '사이코지만 괜찮아'도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지난 3회 관련 민원이 50여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7일 방송된 3회에서 고문영(서예지)는 탈의실에서 윗옷을 벗고있는 문강태(김수현)의 몸을 만졌다. 캐릭터의 성별이 반대였다면 무차별적인 지탄을 받을 만한 설정이었다.

또 고문영은 자신을 차갑게 대하는 문강태에게 "나에게 왜 쌀쌀맞아? 밤엔 그렇게 뜨거워놓고? 난 확실히 욕구 불만 맞아. 나랑 한번 잘래"라고 하기도 했다.
/사진='사이코지만 괜찮아'
/사진='사이코지만 괜찮아'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아들 권기도(곽동연)은 CCTV 앞에서 옷을 벗으며 "누가 쳐다보면 그렇게 좋더라"라고 했고 고문영 앞에서 코트를 벗기도 했다. 이에 고문영은 권기도의 하반신을 가리키며 "아담하네"라고 반응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방송은 성과 관련된 내용을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묘사하여서는 아니 되며 성을 상품화하는 표현을 해서도 안된다. 공적 매체인 방송은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제재 없이 볼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방송사 내 자율 심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등 제도화한 심의 과정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논의에 의해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서는 어느 순간에 이르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성적 콘텐츠들을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참조='방송심의'(커뮤니케이션북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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