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도시공원 일몰제로 공원 지정에서 해제되는 모든 부지를 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일부 사유지는 토지 소유주에게 보상금을 주고 사들였지만, 절반 이상은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해 사실상 다시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 대응 방안’을 29일 발표했다. 도시공원 일몰제는 사유지를 도시계획시설상 공원으로 지정한 뒤 20년간 사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정 효력이 사라지는 제도다.

서울시가 공원 예정지로 지정한 뒤 20년간 공원으로 조성하지 않아 다음달 1일 지정 효력이 사라지는 땅은 총 118.5㎢다. 서울시는 이 중 69.2㎢를 도시관리계획상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했다.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되면 이 지역에 건물을 새로 짓거나 기존 건축물 용도를 변경할 수 없다. 한마디로 공원 지정 효력이 사라졌지만 당장 예산이 부족해 공원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부지를 다시 공원으로 지정해 개발을 막은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은 “한 평의(3.3㎡) 공원 녹지도 줄일 수 없다는 각오로 과감한 재정 투자와 도시계획적 관리 방안을 동원해 (공원 부지를) 지켜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지나친 사유재산권 침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 한남공원 부지도 이번 조치로 개발이 불가능해졌다.

박종관/이유정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