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9일 미래통합당 몫이었던 6개 상임위원장을 포함해 11개 위원장을 새로 뽑았다. 이 과정에서 이미 상임위원장을 한 차례 맡았거나 장관을 지낸 의원들까지 상임위원장으로 다시 배치하는 등 기존 관행을 대거 깨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의원은 경험이 전혀 없는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전문성 부족 논란도 일고 있다.
국회는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위원장이 공석이었던 12개 상임위원회 중 정보위원회를 제외한 11곳 상임위 위원장을 선출했다. 정보위원장은 야당 몫의 국회부의장이 선출된 뒤 의장단이 안건을 상정해야 해 선출이 다음으로 미뤄졌다.

4선의 정성호 의원은 예산결산특별위원장으로 뽑혔다. 예결위는 정부 예산을 심사하는 상임위다. 현재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도 예결위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예산을 다루기 때문에 상설상임위가 아닌, ‘특별위원회’임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높다. 정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후반기 기획재정위원장을 지냈다. 한 차례 상임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의원을 다른 상임위의 위원장으로 선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정무위원회의 위원장은 3선의 윤관석 의원에게 돌아갔다. 국무총리실과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소관기관으로 두고 있어 각 당 경제 전문가들이 몰리는 상임위다. 윤 의원은 20대 국회까지 정무위에서 활동한 경험이 없다.

3선의 도종환·이개호·진선미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을 각각 맡게 됐다. 도 의원과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각각 문화체육관광부·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냈다. 장관으로 입각했던 의원이 국회로 돌아와 자신이 이끈 부처를 소관기관으로 둔 상임위원장을 맡은 셈이다.

이 밖에 교육위원장은 유기홍 의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박광온 의원, 행정안전위원장은 서영교 의원이 맡게 됐다. 환경노동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는 재선의 송옥주·정춘숙 의원이 각각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운영위원장은 여당 원내대표가 맡는 관행대로 4선의 김태년 의원이 맡았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장관급) 임명 동의안도 통과됐다. 김 신임 사무총장은 4·15 총선에서 민주당 부산진갑 후보로 출마했지만 서병수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패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