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광고 보이콧에도 '반등'…"디지털광고 대안 없어"
기업들의 광고 '보이콧'(거부)에 흔들렸던 페이스북이 금세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디지털 광고의 대안이 없는 만큼, 보이콧은 단기적인 우려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29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은 전날보다 4.56달러(2.11%) 오른 220.64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 26일 8.3% 급락 이후 반등했다. 이날 급락으로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560억달러(67조2000억원)이 증발했다.

페이스북의 급락은 주요 기업들의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이 확산하면서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에 광고 게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기업들은 스타벅스 코카콜라 유니레버 등 총 160개를 넘었다.

이같은 광고 보이콧은 페이스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게시글을 방치한 데서 비롯됐다.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자들을 '폭도'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when the looting starts, the shooting starts)"라고 썼다.

여기에 트위터는 규정을 위반했다며 경고 딱지를 즉각 붙였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는 페이스북이 인종차별과 혐오표현을 방치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시민단체들이 페이스북을 규탄하는 보이콧 운동을 시작하자 기업들도 동참하기 시작한 것이다.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에도 '반등'…"디지털광고 대안 없어"
하지만 증권가는 광고 보이콧의 영향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보이콧 기업들의 광고가 페이스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표된 보이콧 기업의 지난해 페이스북 광고 지출비는 2억5000만달러(약 2997억원) 수준이다. 이는 페이스북 미국 광고의 0.7%에 불과하다. 페이스북의 전체 광고주는 900만으로, 대부분의 수익은 중소 광고주로부터 나온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광고 중단 시한도 7월 한달 또는 잠정적 중지로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사태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투자매력이 훼손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이콧에 동참한 기업들은 이미지 제고를 위한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광고주 입장에서 이슈 초기 노출을 통한 이미지 제고 등 반사이익을 위한 전략적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 이탈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연말까지 광고 중단을 선언한 유니레버도 미국을 제외한 지역의 광고는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고 했다.

무엇보다 최근 코로나의 확산으로 페이스북과 같은 디지털 광고 플랫폼을 대체할 대안이 없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26억명에 육박하며, 일별 활동 사용자(DAU)는 17억명에 달한다.

정용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및 주요 소셜미디어를 대체할 만한 광고 수단은 제한적이고, 오히려 코로나로 사용자 충성도가 확대됐다"며 "2018년 데이터 유출 사건으로 사용자 이탈과 광고 상품 축소가 동시에 진행됐던 때와 올해는 다르다"고 판단했다.

고은빛/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