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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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7월부터 연 1%대 주택담보대출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를 기록하면서 변동금리·고정금리 주담대 기준이 되는 금리들이 모두 바닥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담대 수요자들의 부담은 전례 없이 낮아졌지만 어떤 금리를 선택할지를 두고 고심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초저금리가 고착화될 가능성을 고려해 당분간은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게 더 현명한 전략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높은 금리에 주담대를 받았다면 ‘금리 갈아타기’도 고려해 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변동금리 기준’ 코픽스 하락세

사상 최초 '주담대 연 1% 시대' 오나…"당분간 변동 금리가 유리"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현재 연 1.06%다. 4월(연 1.20%)보다 0.14%포인트 내린 수치다. 코픽스는 국내 은행들의 지난 3개월간 조달비용을 반영한다. 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 금융채 등 8개 상품 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이 중 예·적금 금리 반영 비중이 80%로 가장 높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 이후 수신금리를 내린 만큼 이를 반영한 코픽스 금리도 떨어지게 되는 구조다.

혼합형 금리(고정금리)도 하락 추세는 마찬가지다. 이 금리는 금융채(AAA등급 5년물) 가격과 연동돼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금리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 2월 17일 연 1.62%였던 금융채 5년물 민평금리는 지난달 16일 연 1.39%로 내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가 악화되면서 일반 회사채에 비해 안정성이 높은 은행채에 투자 수요가 몰려 금리가 떨어졌다”며 “한국은행이 ‘양적완화’를 예고한 만큼 향후 금융채금리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담대 금리는 최저 연 2%대 초반 수준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각 은행들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연 2.13~4.16%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연 2.28~3.53%, 국민은행이 연 2.26~3.76%, 하나은행이 연 2.54~3.84%, 우리은행이 연 2.56~4.16%, 농협은행이 연 2.13~3.74%다. 고정금리는 이보다 더 낮다. 은행별로 연 2.14~4.10%를 적용하고 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연 2.56~3.57%, 국민은행이 연 2.21~3.71%, 하나은행이 연 2.26~3.56%, 우리은행이 연 2.54~4.10%, 농협은행이 연 2.14~3.55%다.

이번달 주담대 금리는 여기서 더 떨어질 전망이다. 사상 최초로 ‘주담대 연 1%대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픽스 금리가 고시된 지난달 중순 이후에 수신 금리를 낮췄거나 추가 조정 예정인 은행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은행들이 낮춘 금리 하락분이 이달 중순 발표하는 7월 코픽스에 반영되는 구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달 코픽스 금리가 떨어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이달 중순 이후 변동금리는 지금보다 더 내려갈 것”이라며 “만약 최저금리를 적용받고 각종 우대혜택을 받는다면 최저 연 1%대 후반 금리를 받는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초저금리 굳어지면 변동금리가 더 유리

전문가들은 주담대를 새로 받는 수요자라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당장 금리는 고정금리가 더 낮다. 그러나 초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금리 인하가 추가적으로 더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초저금리가 고착화되면서 향후 수년간 주담대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며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를 선택한 뒤 금리인하가 끝날 때쯤 혼합형 주담대로 갈아타는 전략이 현명하다”고 밝혔다.

만약 이미 주담대를 받았다면 ‘갈아타기 전략’도 고려해 볼 만하다. 최근 몇 년 새 주담대 금리가 크게 떨어진 만큼 더 낮은 금리 주담대 상품으로 대환대출을 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매달 나가는 이자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중도 상환수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은행들은 기존 계약 만료 시점보다 소비자가 대출을 빨리 갚으면 수수료를 부과한다. 통상 수수료는 1%대 초반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야 할 중도상환 수수료와 갈아탈 경우 줄어드는 이자를 계산해 어느 편이 더 이득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줄어드는 금리가 1%포인트를 넘으면 갈아타는 게 더 유리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출을 갈아타면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둬야 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환대출을 기존 빚을 갚고 새로 주담대를 받는 형태이기 때문에 과거 규제가 아니라 현재 규제가 적용된다”며 “만약 차액을 현금으로 상환할 여력이 없다면 기존 대출을 유지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또 투기과열지구로 새로 지정된 지역들의 경우에도 대출 한도가 기존보다 줄어들 수 있어 이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