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 3곳 중 2곳은 여성 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여성 등기임원(사내이사·사외이사)을 기용한 기업도 눈에 띄게 늘어 남성 위주의 기업 이사회 성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성가족부는 올 1분기 상장기업 전체(2148곳)의 임원 성별을 조사한 결과 자산 2조원 이상인 기업 147곳 중 98곳(66.7%)이 여성 임원을 한 명 이상 두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85곳)보다 6.8%포인트 증가했다. 이들 기업에 다니는 여성 임원은 총 397명으로 전체 임원(8749명)의 4.5%다. 전년 동기(320명)보다 늘었다.

자산 2조원 이상인 기업 중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곳도 45곳에 달했다. 지난해 27곳보다 1.7배가량 증가했다. 여성 등기임원은 같은 기간 498명에서 543명으로 늘었다. 삼성SDI, 삼성물산, SK하이닉스, KT, 신한금융지주 등 18곳은 올 들어 여성 등기임원을 한 명씩 신규 선임했다. 종전에는 이들 기업에 여성 등기임원이 한 명도 없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에서 여성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위기가 생겨났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지난 2월 개정된 자본시장법에는 ‘2022년 8월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은 이사회(등기임원) 전원을 같은 성으로 구성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2148개 상장기업을 통틀어선 전체의 33.5%인 720곳이 여성 임원을 한 명 이상 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의 여성 임원은 1395명으로 전체 임원(3만797명)의 4.5%다. 전년 동기(1199명)보다 0.5%포인트 증가했다.

이밖에 여성 임원이 가장 많은 회사는 삼성전자(57명)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임원 중 여성 비율은 5.4%다. 이어 아모레퍼시픽과 CJ제일제당, 네이버가 각각 17명의 여성 임원을 두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