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억압·위협…서방언론 "홍콩보안법, 체제 뒤흔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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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BBC "기존법에 우선해 시민권 침해…정치운동 탄압 도구"
로이터·WSJ, 서구 세계와 충돌 전망…전문가 "공포통치 목적" 중국이 30일(현지시간) 국제사회의 우려와 반대에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자, 미국과 영국 등의 서방 언론은 이 법이 기존의 홍콩 체제를 뒤흔드는 변화를 부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CNN방송은 이날 홍콩보안법 통과 소식을 전하며 시민들이 "(홍콩보안법이) 기존의 현지 법 절차를 무시하고, 시민권과 정치적 자유 약화에 사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홍콩보안법 초안 일부만을 공개했었다며 이는 분리독립 및 체제 전복과 테러, 외세와의 유착을 범죄로 취급하는 내용이 골자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법안 통과를 앞두고도 전문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홍콩 시민 대다수는 자신들의 삶을 지배할 법안의 세부사항을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국으로부터 주권이 반환된 날인 1997년 7월 1일을 기념해 홍콩에서는 매년 평화적인 시위가 열렸으나, 올해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홍콩보안법이 통과되면서 처음으로 시위 허가가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CNN은 홍콩 시민들 사이에 홍콩보안법의 투명성이 결여됐다는 비난이 거세다며 홍콩 변호사협회 회장인 필립 다이크스가 정부에 시민들의 권리 보호 방안을 밝혀달라는 서한을 보냈다고도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홍콩보안법이 통과돼 홍콩의 자유에 대한 두려움이 한층 깊어졌다고 전했다.
BBC는 또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법 제정이 홍콩 정체성에 더 큰 위협이 됐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 방송의 중국 특파원인 스티븐 맥도넬 기자는 홍콩보안법이 "홍콩 내 정치적 움직임을 '두려울 정도로' 제약 없이 억누르기 위한 도구"라고 묘사했다.
맥도넬 기자는 유사한 법이 제정된 중국 본토에서는 중국 공산당이 필요에 따라 법을 이용할 수 있는 현실이라면서 중국이 "대외적으로는 홍콩의 독립을 지지할 것"으로 봤다.
그는 다만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정권이 홍콩을 통제하려 하면 할수록, 홍콩 시민들은 더욱 민주주의 진영으로 향하고, 시 주석은 이를 고려해 홍콩 사태를 장기적으로 다루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서방세계 간 충돌을 예고했다.
통신은 "중국이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은 지 23년 만에 가장 급진적으로 (홍콩인들의) 삶의 방식을 변화시킬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홍콩보안법 제정에 반대 목소리를 내온 미국·영국 등 서구 세계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미국의 어떠한 제재도 두렵지 않다"며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은 홍콩 문제와 별개로 이미 무역전쟁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문제로 날을 세워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홍콩 시민들의 자유를 구속한다는 서구 세계의 비판을 전면 거부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홍콩보안법 통과로 중국이 홍콩에 대한 전면적인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문가들을 인용해 우려를 전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의 조슈아 로젠츠 중국팀장은 NYT에 "중국 정부가 홍콩 시민들에게 내용을 보여주지 않고 법을 통과시켰다는 사실은 그들의 속내에 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면서 "공포로 홍콩을 통치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콩보안법을 연구해온 코라 찬 홍콩대 법학과 교수는 이번 법이 "시민사회의 활력과 세계적인 국제도시이자 금융 중심지라는 홍콩의 고유한 특징에 기여해온 수많은 활동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법의 제한 없는 영향력을 우려했다.
한편 친중국 성향 전직 홍콩 고위관료인 라우 시우 카이는 중국이 '예비 범죄자'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면서 "(홍콩보안법이) 억제 효과가 있다면, 중국 정부도 많은 이들을 기소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며 말했다.
/연합뉴스
로이터·WSJ, 서구 세계와 충돌 전망…전문가 "공포통치 목적" 중국이 30일(현지시간) 국제사회의 우려와 반대에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자, 미국과 영국 등의 서방 언론은 이 법이 기존의 홍콩 체제를 뒤흔드는 변화를 부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CNN방송은 이날 홍콩보안법 통과 소식을 전하며 시민들이 "(홍콩보안법이) 기존의 현지 법 절차를 무시하고, 시민권과 정치적 자유 약화에 사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홍콩보안법 초안 일부만을 공개했었다며 이는 분리독립 및 체제 전복과 테러, 외세와의 유착을 범죄로 취급하는 내용이 골자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법안 통과를 앞두고도 전문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홍콩 시민 대다수는 자신들의 삶을 지배할 법안의 세부사항을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국으로부터 주권이 반환된 날인 1997년 7월 1일을 기념해 홍콩에서는 매년 평화적인 시위가 열렸으나, 올해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홍콩보안법이 통과되면서 처음으로 시위 허가가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CNN은 홍콩 시민들 사이에 홍콩보안법의 투명성이 결여됐다는 비난이 거세다며 홍콩 변호사협회 회장인 필립 다이크스가 정부에 시민들의 권리 보호 방안을 밝혀달라는 서한을 보냈다고도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홍콩보안법이 통과돼 홍콩의 자유에 대한 두려움이 한층 깊어졌다고 전했다.
BBC는 또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법 제정이 홍콩 정체성에 더 큰 위협이 됐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 방송의 중국 특파원인 스티븐 맥도넬 기자는 홍콩보안법이 "홍콩 내 정치적 움직임을 '두려울 정도로' 제약 없이 억누르기 위한 도구"라고 묘사했다.
맥도넬 기자는 유사한 법이 제정된 중국 본토에서는 중국 공산당이 필요에 따라 법을 이용할 수 있는 현실이라면서 중국이 "대외적으로는 홍콩의 독립을 지지할 것"으로 봤다.
그는 다만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정권이 홍콩을 통제하려 하면 할수록, 홍콩 시민들은 더욱 민주주의 진영으로 향하고, 시 주석은 이를 고려해 홍콩 사태를 장기적으로 다루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서방세계 간 충돌을 예고했다.
통신은 "중국이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은 지 23년 만에 가장 급진적으로 (홍콩인들의) 삶의 방식을 변화시킬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홍콩보안법 제정에 반대 목소리를 내온 미국·영국 등 서구 세계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미국의 어떠한 제재도 두렵지 않다"며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은 홍콩 문제와 별개로 이미 무역전쟁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문제로 날을 세워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홍콩 시민들의 자유를 구속한다는 서구 세계의 비판을 전면 거부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홍콩보안법 통과로 중국이 홍콩에 대한 전면적인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문가들을 인용해 우려를 전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의 조슈아 로젠츠 중국팀장은 NYT에 "중국 정부가 홍콩 시민들에게 내용을 보여주지 않고 법을 통과시켰다는 사실은 그들의 속내에 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면서 "공포로 홍콩을 통치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콩보안법을 연구해온 코라 찬 홍콩대 법학과 교수는 이번 법이 "시민사회의 활력과 세계적인 국제도시이자 금융 중심지라는 홍콩의 고유한 특징에 기여해온 수많은 활동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법의 제한 없는 영향력을 우려했다.
한편 친중국 성향 전직 홍콩 고위관료인 라우 시우 카이는 중국이 '예비 범죄자'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면서 "(홍콩보안법이) 억제 효과가 있다면, 중국 정부도 많은 이들을 기소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며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