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 성장과 시장 경기는 침체되고 있지만 오피스빌딩,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 부동산투자시장에서는 새로운 도전 기회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피스빌딩,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 부동산에서 새로운 영역으로 발전이 급격히 진행되면서 산업 규모도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부동산금융투자포럼은 30일 '포스트코로나시대 부동산 투자시장 전망 및 섹터별 영향'이라는 주제로 정기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코로나19로 인해 유튜브 스트리밍 생중계로 진행됐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한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는 "코로나19로 4월 무역수지는 적자로 전환하고, 소매업 매출도 전년 대비 12.3% 감소하는 등 한국경제는 1998년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면서도 "반면 한국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일본(-47%), 중국(-67%), 홍콩(-85%), 싱가포르(-78%) 등 아시아 주요 국가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한국은 12% 증가하며 역대 가장 활발한 투자가 진행됐던 2019년 1분기 수준을 보였다.

홍 상무는 "올해 2번의 금리 하락, 풍부한 유동성, 투자자 경쟁으로 우량 부동산의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해외 투자에 집중하던 국내 투자자들이 코로나19로 해외를 못 나가자 국오피스빌딩의 내 투자에 집중하면서 활발한 투자 시장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코로나19는 기업의 오피스빌딩 수요도 바꿨다. 신현지 CBRE코리아 이사는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재택근무를 했던 기업의 유연근무 채택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사업 연속성 계획(BCP) 실행 기회 제공, 오피스빌딩의 건강·웰빙 성능 차별화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들의 공간 활용 기준이 재정립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감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오피스 공간 내 직원 밀도를 낮춰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고, 인당 오피스공간이 넓어지게 되면서 기존 공간 활용 기준을 종합 재검토하게 됐다. 여기에 도심에 중앙 오피스(CORE)을 두고 외곽에 서브 오피스(FLEX)를 둬 오피스 수요를 분산시키는 전략이 대두되고 있다. 신 이사는 "기업들이 이러한 모든 요구 사항들을 만족시키는 균형을 찾아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프로세스는 적어도 2~3년이 소요될 것"이라며 "오피스빌딩 시장의 도전이 될지, 기회가 될지를 판단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다.
상업용 부동산 중에서는 물류센터 투자가 가장 주목을 받았다. 올해 1분기 물류센터 투자 규모는 지난해 동기 대비 389% 늘어났다. 박종일 메이트플러스 팀장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급증하면서 물류 산업 성장성이 부각됐다"며 "쿠팡 등 이커머스기업들도 물류에서 차별화를 찾기 위해 물류센터 첨단화 등을 핵심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마지막 구간인 라스트마일 딜리버리(Last-mile Delivery)의 질적 향상이 중요해지면서 배송 송도 경쟁을 위한 도심형 마이크로 거점(도심형 물류센터)의 선호도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량 유통시대 물류센터의 대형화(메가 허브)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으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비디오 스트리밍과 스마트 폰 사용량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 사용량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오원진 이지스자산운용 팀장은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화상회의, 온라인 수업 등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고 업무의 효율성과 경제성에 대한 고려가 높아지면서 기존의 오프라인 중심 체계를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Digital transformation’ 에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팀장은 데이터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 리츠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한 시점인 2월 21일부터 5월 말까지 미국 리츠 수익률 변화를 비교하면 데이터 센터는 0%, 물류 -13%, 주택(아파트)-22%, 오피스 -25%, 리테일(몰) -3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오 팀장은 "데이터 수요의 폭증으로 인해 오히려 데이터 센터의 수요는 증가했다고 보는 것이 업계 전문가 다수의 의견"이라며 "향후 예측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데이터 발생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만희 한국부동산금융투자포럼 회장은 "최근 상장을 준비 중인 공모 리츠가 늘어나면서 하반기 부동산금융시장에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을 것 같다"면서 "앞으로 코로나19처럼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시장에 등장할 때 우리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의견을 교환하고 새롭계 전망할 수 있는 자리가 된 것 같다"고 세미나를 마무리했다. 사단법인 한국부동산금융투자포럼은 LH와 한국자산관리공사, 금융투자협회, 한국리츠협회, 리츠AMC사, 건국대가 참여하며 국내 부동산금융투자부문의 선도적 역할을 목표로 한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