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마이너스 유가 사태’의 후폭풍이 오는 8월부터 관련 파생상품에 본격적으로 불어닥칠 전망이다. 손실 가능성이 큰 녹인(knock-in)형 서부텍사스원유(WTI) 파생결합증권(DLS)의 만기가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원유 DLS 줄줄이 만기 도래…유가 안 오르면 큰폭 손실 우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WTI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하는 녹인 DLS 상품인 미래에셋대우5395(DLS)와 미래에셋대우5398(DLS)의 만기가 8월에 돌아온다. 이들 상품의 발행금액은 각각 22억원, 7억원이다. 같은 달 NH투자증권3553(DLS·7억원), KBable193(DLS·25억원)도 만기가 예정돼 있다.

이들 상품은 지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WTI 가격이 마이너스를 찍었을 때 모두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녹인 DLS’는 기초자산 가격이 한 번이라도 손실 구간에 진입하면 만기 시점에 조기상환 조건을 달성해야 원금이 보장된다. 이들 상품은 아직 조기상환 조건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원금의 절반까지도 손실이 날 수 있다.

다음달까지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유가가 크게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상품이 발행될 당시 WTI 가격은 배럴당 55~70달러대였다. 조기상환 조건은 보통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 당시 가격의 약 80% 이상’이다. 유가가 배럴당 44~56달러 이상은 돼야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한다는 얘기다. 최근 유가는 배럴당 30달러 후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연말까지 WTI가 기초자산인 다른 녹인 DLS의 만기도 줄줄이 돌아온다. 이들 상품의 올 하반기 누적 만기 도래액은 9월 120억원, 10월 207억원, 11월 278억원, 12월 331억원이다. 하반기에 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으면 이들 상품도 줄손실이 불가피하다. 발행 회사별로는 NH투자증권(153억원), 미래에셋대우(95억원), KB증권(44억원) 등 순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