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전부 가져간 여당에 대해 ‘상임위 밖 투쟁’으로 맞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과정에서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송곳 검증’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에 대해서는 당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통합당은 30일 국회에서 ‘끝장토론식’ 의원총회를 열고 대여 투쟁 방안을 논의했다. 전날 통합당 의원 전원이 상임위 사임계를 국회사무처에 제출한 만큼, 이 자리에서는 상임위 보이콧을 이어가면서도 가장 효과적으로 투쟁에 나설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 개개인이 정책 능력을 높이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며 “정책 현안에 대해 개별적 혹은 그룹별로 특별위원회 형식을 만들어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당은 이전부터 분야별 당내 특위를 구성해 사안별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차 추경 처리 과정은 이런 상임위 밖 투쟁 모델의 첫 시험대가 될 예정이다.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차 추경은 코로나 조기 종식과 소상공인 일자리 지키기를 위한 것으로 전면 재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합당 측은 예결위에 야당이 없는 만큼 앞으로 남은 과정에서 선심성 예산이나 여당 의원들의 지역구 관련 예산이 대거 포함·증액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파헤치고 국민에게 알리는 방식으로 정부·여당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당내에서조차 쉬운 길은 아닐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현실적으로 상임위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정부 부처로부터 정보 보고나 관련 자료를 받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태 때도 국방위와 외교통일위 참여를 두고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됐다. 따라서 이번 심사에서 ‘통합당이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견제했는지’에 관한 평가에 따라 향후 전략과 상임위 복귀 시기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만약 심사 과정에서 추경안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면, 현실적으로 국회에 복귀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지난 1, 2차 추경 때도 정부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는 게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이런 것들이 부실 검증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추경 이후 당내 의원들의 상임위 복귀 요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