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美 대선 전에 미·북 대화하도록 전력"
문재인 대통령(얼굴)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 미·북 정상 간 대화 재개 필요성을 제기하며 적극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미국도 전날 북한을 향해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일 “문 대통령은 전날 열린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정상회의에서 한국은 미국의 대선 이전에 북·미 간 대화 노력을 한 번 더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셸 의장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일련의 외교적 노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미·북 간 대화 재개 중요성을 언급하자 문 대통령은 “EU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미 대선 이전에 북·미가 다시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상회의에서 남북 간의 대화 의지도 재차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간 어렵게 이룬 남북관계의 진전과 성과를 다시 뒤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의지”라며 “인내심을 갖고 남·북·미 간 대화 모멘텀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청와대와 백악관 안보실은 긴밀하게 소통해왔다”며 “문 대통령의 이런 생각을 이미 미국 측에 전달했고, 미국도 공감하고 있으며,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대선 전 대화 재개 가능성에 회의적이었던 미국 내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전날 미 싱크탱크 국익연구소가 연 세미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미국은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 지도력 아래 밝은 경제적 미래를 성취하는 걸 보고 싶다”며 “확실한 진전은 더디지만 대화와 진전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은 판문점에서 열린 3차 미·북 정상회담 1주년이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국을 방문하는 시점도 관심이다. 외신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는 오는 7일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를 들고 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건 특별대표 방한 여부는 아직 외교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형호/강영연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