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9% 줄어든 392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3월(-1.6%) 이후 넉 달째 감소한 것이다. 4월(-25.5%)부터는 석 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감소폭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난 건 6월 조업일수가 5월보다 이틀 많았기 때문이다. 6월 하루평균 수출액은 16억7000만달러로, 5월(16억2000만달러)과 큰 차이가 없다. 올 상반기 수출액은 2407억6478만달러로 2010년 상반기(2213억2174만달러)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6월 들어 미국과 유럽의 이동제한과 봉쇄가 상당 부분 풀렸지만 주요 수출 품목의 부진은 계속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자동차가 33.2%, 석유제품이 48.2%, 철강제품은 20.4% 수출이 줄었다. 특히 최대 수출 품목으로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반도체 수출도 0.03% 감소했다. D램 고정거래가격이 지난해 6월 2.9달러에서 최근 3.3달러까지 반등한 점을 감안할 때 수출 물량의 절대적인 규모가 크게 줄었다는 의미다.
다만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한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달 중국 수출액은 114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5% 늘었다. 중국 내 공장 가동률이 회복되며 석유화학이 21.5%, 철강은 63.8%의 수출 증가폭을 나타냈다.
수입은 11.4% 감소해 전달에 이어 지난달에도 무역흑자가 이어졌다.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락이 여전히 영향을 미쳤다. 수입액을 기준으로 원유가 65.8%, 액화천연가스(LNG) 19.6%, 철광석은 20.7% 줄었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2차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현실화에 미·중 무역갈등까지 격화되면 수출 회복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