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두석 장성군수(왼쪽)가 레드향 첫 수확행사에서 레드향을 따고 있다.  장성군 제공
유두석 장성군수(왼쪽)가 레드향 첫 수확행사에서 레드향을 따고 있다. 장성군 제공
전라남도가 아열대 작물 재배로 국내 프리미엄 채소 및 과수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국립 아열대 작물 실증센터를 장성군에 유치한 것을 비롯해 아열대 과일 브랜드 ‘오매향’을 론칭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연구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1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농촌진흥청 지정 23개 아열대 작물 가운데 바나나·구아바·공심채 등 19개 작물을 도내 566농가가 재배하고 있다. 전국 1673개 아열대 작물 재배농가의 33.8%에 이른다. 재배면적도 102.8㏊(25.2%)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넓다. 채소는 강황·아스파라거스, 과수는 구아바·망고·백향과·올리브 등이 주요 품목이다.

전남 특산물 "이젠 구아바·망고"
도 관계자는 “전남은 다른 지역보다 일조량이 풍부해 작물의 당도가 높고 식감이 뛰어나다”며 “베트남과 아열대 작물 관련 기술을 교류하는 등 재배 기술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아열대 작물은 기존 작물의 대체 작물로도 각광받고 있다. 강원도가 파프리카 생산량을 늘리면서 전남 화순, 영광 등지에서 주로 생산하던 파프리카의 시장성이 줄어들자 농가들은 아열대 작물 재배로 전환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 관계자는 “기온 상승으로 아열대 작물 유지비가 줄어 재배가 쉬워졌다”며 “과수 작목은 휴면기가 있어 파프리카 재배와 비교하면 경영비가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도는 우수한 입지 배경을 바탕으로 지난달 국립 아열대 작물 실증센터 유치에도 성공했다. 국립 아열대 작물 실증센터는 2022년까지 국비 350억원을 들여 장성군에 짓는다. 연구동, 온실 등 20㏊ 규모로 조성한다. 장성군은 2016년부터 아열대 과수묘목과 시설 등을 지원하고 있다. 45개 농가가 12.7㏊의 면적에서 애플망고·구아바·레드향 등 여덟 종류의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전남농협은 지난 5월 전남에서 생산되는 아열대 과수의 통합 브랜드를 ‘오매향’으로 정하고 백화점과 호텔 등 프리미엄 유통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백향과·파파야 등 전남의 아열대 과수 재배면적은 74.6㏊(28.7%)로 이 역시 전국에서 가장 넓은 규모다.

전남농협은 아열대 작물 재배 농업인과 희망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애플망고, 올해는 커피, 바나나, 백향과 아카데미 클럽을 발족하는 등 육성 교육과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아카데미는 농가 간 재배 기술 및 노하우를 교환하는 등 지역 아열대 작물의 품질 상승을 꾀하는 농가 모임이다. 전남농협은 5월 전국 바이어를 초청해 전남 지역 아열대 과수의 우수성을 알리는 ‘오매향’ 론칭 행사를 열기도 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아열대 작물 재배면적이 전국에서 가장 넓은 전남은 식량안보와 안전한 농산물 제공의 요충지가 될 것”이라며 “아열대 작물 실증센터 등을 기반으로 전남 농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무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