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오고 못 배길 걸"…대형마트·백화점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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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유통공룡들의 '반격'
대형마트엔 전국 맛집 즐비
백화점 1층에 가구점 유치
대형마트엔 전국 맛집 즐비
백화점 1층에 가구점 유치
오프라인 유통의 ‘종말’처럼 보였다. 온라인에서 싸고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는데 굳이 백화점, 대형마트, 동네슈퍼,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찾을 필요가 있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확산되면서 이런 생각이 더 굳어졌다. ‘언택트(비대면) 소비 시대’란 흐름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는 듯했고,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서서히 종말을 맞는 공룡처럼 보였다.
그러나 반전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지 않았다. 온라인만큼 급진적이지는 않지만 안으로부터 눈에 띄지 않는 변신과 개혁을 했다. 대형마트가 이 같은 변신의 중심에 섰다.
이마트는 과거 대형마트의 틀을 깼다. ‘매장=쇼핑장소’라는 인식틀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들르지 않고는 못 배기는 재미와 흥미를 제공하는 ‘핫플레이스’로 변신했다. 스타필드 같은 복합 쇼핑몰 콘셉트다. 객장에는 ‘맛집’이 즐비하고 온종일 있어도 놀거리가 넘친다.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일부 매장을 개조해 온라인 배송기지처럼 쓰고 있다. 이 발상의 전환을 통해 쿠팡의 ‘로켓배송’보다 더 빠른 ‘번개배송’을 가능하게 했다.
물론 아직은 일부의 얘기다. 하지만 모든 대형마트가 이마트처럼 핫플레이스로 변신하고, 롯데마트처럼 특급 배송기지로 변신한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 전쟁을 알리는 총성이 울리고 있다.
서울 영등포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은 명당자리인 1층에 슈퍼마켓을 들였고,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경쟁사인 이케아에 자리를 내줬다.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만 있다면 뭐든 하겠다는 전략이다. 슈퍼마켓 중에선 엄청나게 싼 가격으로 승부하는 곳이 나타났다. ‘노브랜드 전문점’이다. 일반 브랜드 상품을 매대에서 걷어내고, 그 자리를 가성비 좋은 자체 상표(PB)로 채웠다. 온라인보다 더 싼 가격으로 붙어보겠다는 승부수다.
편의점의 진화는 끝이 없다. 매장에서 전동 킥보드를 빌려주고, 택배를 맡아주며, 반려동물이 아픈지 검사까지 해준다. 그러면서 밥 먹고, 커피 마시고, 간식 먹고 온갖 ‘먹거리 천국’을 구현해 놨다. 매장당 100㎡가 채 되지 않는 편의점이 얼마나 더 많은 역할을 할지 편의점업계조차 가늠을 못 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훨씬 익숙한 10~20대도 편의점을 자신들의 놀이터처럼 쓰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이 같은 변신은 환영받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의 시대는 갔다”면서도 좋은 물건에 가격만 저럼하다면 긴 줄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달부터 오프라인 일부 매장이 시작한 명품 할인 판매가 그랬다.
면세점 창고에 가득 쌓인 명품을 롯데백화점이 가져와 싸게 팔았더니 평일에도 긴 줄이 생겼다. 사람들은 번호표까지 뽑고 3~4시간을 기다렸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야 할 이유만 제공한다면 소비자들은 언제라도 기꺼이 줄을 설 의지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결국 오프라인 유통의 생존 여부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데 있다. 온라인이 주지 못하는 즐거움, 색다른 경험 등을 제공한다면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을 것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그러나 반전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지 않았다. 온라인만큼 급진적이지는 않지만 안으로부터 눈에 띄지 않는 변신과 개혁을 했다. 대형마트가 이 같은 변신의 중심에 섰다.
이마트는 과거 대형마트의 틀을 깼다. ‘매장=쇼핑장소’라는 인식틀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들르지 않고는 못 배기는 재미와 흥미를 제공하는 ‘핫플레이스’로 변신했다. 스타필드 같은 복합 쇼핑몰 콘셉트다. 객장에는 ‘맛집’이 즐비하고 온종일 있어도 놀거리가 넘친다.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일부 매장을 개조해 온라인 배송기지처럼 쓰고 있다. 이 발상의 전환을 통해 쿠팡의 ‘로켓배송’보다 더 빠른 ‘번개배송’을 가능하게 했다.
물론 아직은 일부의 얘기다. 하지만 모든 대형마트가 이마트처럼 핫플레이스로 변신하고, 롯데마트처럼 특급 배송기지로 변신한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 전쟁을 알리는 총성이 울리고 있다.
백화점 1층에 슈퍼마켓…편의점선 킥보드 빌려줘
100여 년간 큰 변화가 없었던 백화점도 요즘은 생존을 위해 자존심까지 집어던졌다. 1층은 옷, 신발, 화장품을 파는 콘셉트는 오간 데 없다.서울 영등포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은 명당자리인 1층에 슈퍼마켓을 들였고,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경쟁사인 이케아에 자리를 내줬다.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만 있다면 뭐든 하겠다는 전략이다. 슈퍼마켓 중에선 엄청나게 싼 가격으로 승부하는 곳이 나타났다. ‘노브랜드 전문점’이다. 일반 브랜드 상품을 매대에서 걷어내고, 그 자리를 가성비 좋은 자체 상표(PB)로 채웠다. 온라인보다 더 싼 가격으로 붙어보겠다는 승부수다.
편의점의 진화는 끝이 없다. 매장에서 전동 킥보드를 빌려주고, 택배를 맡아주며, 반려동물이 아픈지 검사까지 해준다. 그러면서 밥 먹고, 커피 마시고, 간식 먹고 온갖 ‘먹거리 천국’을 구현해 놨다. 매장당 100㎡가 채 되지 않는 편의점이 얼마나 더 많은 역할을 할지 편의점업계조차 가늠을 못 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훨씬 익숙한 10~20대도 편의점을 자신들의 놀이터처럼 쓰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이 같은 변신은 환영받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의 시대는 갔다”면서도 좋은 물건에 가격만 저럼하다면 긴 줄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달부터 오프라인 일부 매장이 시작한 명품 할인 판매가 그랬다.
면세점 창고에 가득 쌓인 명품을 롯데백화점이 가져와 싸게 팔았더니 평일에도 긴 줄이 생겼다. 사람들은 번호표까지 뽑고 3~4시간을 기다렸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야 할 이유만 제공한다면 소비자들은 언제라도 기꺼이 줄을 설 의지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결국 오프라인 유통의 생존 여부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데 있다. 온라인이 주지 못하는 즐거움, 색다른 경험 등을 제공한다면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을 것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