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미 대선전 북미간 대화에 전력"…원론적 희망사항에 무게
비건 내주 방한 맞물려 북미 교착 돌파구 기대도
비건은 어렵다는데…한국의 '11월전 북미정상회담 노력' 통할까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에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북미 간 실질적인 대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북한이 미국 대선 전에는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나왔다.

한국과 미국에서 북한과의 협상에 가장 적극적으로 여겨지는 이들마저도 대선전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엔 회의적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1일 포럼에서 미 대선전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미가 서로를 만족시킬 카드를 주고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에서 북한과의 실무협상을 책임지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한 화상회의에서 북미정상회담 전망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금과 미 대선 사이에 아마도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들의 발언은 객관적 여건상 북미 모두 협상에 적극적일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준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으로 겨를이 없는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까지 상대할 여력이 없다.

대선에 결정적 도움이 된다면 모르지만, 시간에 쫓겨 북한과 타협한 결과물에 대해 미국 국민이 반기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큰 상황에서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도 없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협상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많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남북관계가 극히 경색된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에 돌파구를 마련하려면 북미 간 핵 협상이 진전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북미정상회담은 핵 문제나 대북 경제제재 문제 등의 매듭을 풀기 위한 첫발이자 디딤돌"이라는 부연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편에선 정체된 북미 협상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으려는 취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내주 방한을 추진하고 있는 비건 부장관이 서울에서 내놓을 대북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물론 비건 부장관이 북한에 3차 북미정상회담 등 새로운 제안을 할 가능성은 작지만, 대북 협상에 있어 유연한 태도를 강조한다면 향후 협상 재개를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없지 않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