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월 7일 인천국제공항 검역소를 방문, 코로나19 방역 최일선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관계부처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월 7일 인천국제공항 검역소를 방문, 코로나19 방역 최일선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관계부처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국공) 보안검색 요원 직고용과 관련한 잡음이 계속되는 가운데 인국공에서 올해 1분기 정규직 신규채용 인원이 1명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지난달 3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 1호 사업장인 인국공은 2016년부터 정규직 전환 실적이 4810명에 달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보면 인천공항공사의 최근 일반정규직 신규채용 숫자는 2018년 131명, 2019년 149명이었던 데 반해 올해 들어선 1분기 기준 1명으로 집계됐다.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가 70% 이상 폭증하면서 신규채용을 진행할 여력이 줄어든 탓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청년 입장에선 열심히 취업을 준비하는데 갑자기 비정규직이 내가 가는 자리에 치고 들어오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는 것 같다"면서 "지금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일자리는 취업 준비생들이 준비하던 정규직이 아니고, 기존 보안검색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덕순 수석 설명과는 달리 인국공 정규직 채용을 준비해온 취업준비생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인국공 측은 "보안검색 등의 정규직 전환은 인천공항공사 일반직 신규채용과는 별도로 진행된다. 정규직 전환 영향으로 올해 신규채용이 1명으로 줄어든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기존 근로자의 퇴직 및 제2터미널 개장 등 신규인력 소요에 따라 최근 4년간 532명의 일반직 신입직원을 채용했다. 올해는 총 70명에 대한 일반직 신규채용절차를 진행 중으로 하반기 채용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0)' 정책에 따라 대규모 정규직화를 진행한 공공기관들은 인건비 부담이 커져 신규채용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례로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지난 2년간 매년 1700명 이상의 정규직을 채용했지만 올 들어 1분기까지 신규 채용은 98명에 그치고 있다. 한전은 문재인 정부 들어 8000명 이상의 정규직 전환 실적을 기록했다. 동시에 한전의 연간 인건비 부담도 올해 2조원을 넘어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 제하 청원은 게시 이틀 만에 20만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글 작성자는 "이곳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며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무직렬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시험도 없이 다 전환하는 게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면서 "이번 전환자 중에는 정말 알바로 들어온 사람도 많다. 이건 평등이 아닌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겐 더 큰 불행"이라고 덧붙였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