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멈춘 소년·전국체전…학생 선수들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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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별 대회들도 줄줄이 취소·연기…대학 입시 걱정
아이들 건강 우선 의견도…'대안 마련' 필요 목소리 '소년체전·전국체전을 열어 제 꿈을 지켜주세요'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인 국민청원 중 하나다.
자신을 초등학교 6학년 에어로빅선수라고 소개한 작성자는 "3학년부터 소년체전에 나가려고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는데 체전이 취소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고 실망했다"며 청원 이유를 밝혔다.
자신을 학교 운동부 지도자로 소개한 작성자가 올린 '소년체전·전국체전을 지켜주세요'라는 청원은 1일 기준으로 1만2천여명, 축구부 선수의 학부모가 올린 '축구를 배우는 학생도 대한민국 학생이다' 청원은 1만3천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학생선수와 학부모, 지도자가 소년체전 등 대회를 열어달라고 호소하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학생 선수들의 무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청원인은 "소년·전국체전은 학생선수가 자신의 능력을 평가받고 꿈을 키우기 위해 진학하는 데 가장 중요한 대회"라며 "아무 대안 없는 체전 취소는 학생선수의 꿈과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방역과 안전 문제로 대회를 개최할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한다는 입장도 있다.
학생선수 학부모들의 인터넷 카페에는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아이들 건강과 지역 안정을 위해 대회를 열지 않는 게 옳다는 의견도 많이 올라온다.
그러나 목표를 잃고 진학 길이 막힌 학생선수들을 구제해줄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문제는 공통으로 지적된다.
◇ "모여서 운동도 못 하고"…기약 없는 기다림
고등부가 출전하는 전국체전은 올해 10월 열릴 예정이나, 개최지인 경상북도가 코로나19로 대회를 열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초·중등부가 참가하는 소년체전은 잠정 연기된 상태로, 이달 초 정부와 지자체 등 협의로 취소 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
종합대회뿐 아니라 종목별 대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야구, 육상, 사이클 등 일부 종목이 올해 학생들이 출전하는 대회를 시작했지만, 많은 종목이 코로나19로 중단된 일정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한 유소년 축구팀 감독은 "소년체전에 출전하려면 예선을 통과해야 하는데 올해는 예선 자체가 없었다.
주말리그와 전국대회도 하나도 못 했다"고 답답해했다.
수도권에 집중됐던 코로나19 발생 범위가 대전·광주 등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고, 단체 훈련 금지, 체육시설 폐쇄 등으로 훈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감독은 "공식 훈련을 못 하고 있다.
학부모 동의를 받아 인원을 소규모로 쪼개 맨땅에서 몰래 훈련하기도 하는데, 다른 팀도 마찬가지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 아마추어 종목단체 관계자는 "상반기 예정됐던 전국대회가 모두 취소됐다.
대회를 유지한 지자체들이 지역주민 안전과 철저한 방역을 위해 개최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학생선수들이 목표 의식을 많이 잃은 것 같다"고 전했다.
◇ "우리는 재수도 못 해요"…입시생들 '막막'
대회는 학생 선수들이 기량을 점검하는 기회이자, 진학의 발판이다.
체육특기자로 대학에 입학하려면 객관적인 데이터로 실력을 입증해야 하는데, 대회 성적이 중요한 자료가 된다.
체중·체고 진학도 마찬가지다.
국민청원에서 한 고교 3학년 선수는 "지금까지 운동만 죽어라 하면서 꿈을 위해 피눈물 흘리며 달려왔는데 모든 업적과 고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라지고 있다"며 "대회 하나하나가 꿈이고 마지막 희망줄인데 사라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학교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학사 일정을 위해 등교 개학을 했지만,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한 교실에 전체 학생이 모이기도 힘든 상황인데 학생선수들이 훈련하거나 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안전 문제상 더욱더 쉽지 않다.
한 종목단체 관계자는 "일반 학생들은 재수를 고려할 수도 있지만, 선수들은 일단 졸업하면 훈련 등 지원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오래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아예 운동 분야 진로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는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선수들이 감염의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학부모들은 걱정한다.
◇ 코로나19로 불가피한 상황…대안은
대한체육회와 교육부는 올해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이 열리지 않더라도 지역별·종목별 대회 등 학생선수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무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드민턴의 경우 미뤄왔던 봄철종별리그전을 이달 말 무관중으로 개최하기로 하는 등 일정을 재개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올해 초등·중등 전국대회를 취소했지만, 위험 요소가 적은 리그 경기를 열어 팀과 선수들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수도권 지역의 고등부 리그도 7월 내 모두 개막하도록 할 방침이다.
축구협회는 "불가피한 상황에 대비해 리그 실적 등을 입시에 반영할 수 있도록 각 대학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 지역·종목별 대회 개최도 어려울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기된 대회들이 9월 대학 수시 전에 열리면 체육특기자 전형을 지원하는 학생들이 실적을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아이들 건강 우선 의견도…'대안 마련' 필요 목소리 '소년체전·전국체전을 열어 제 꿈을 지켜주세요'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인 국민청원 중 하나다.
자신을 초등학교 6학년 에어로빅선수라고 소개한 작성자는 "3학년부터 소년체전에 나가려고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는데 체전이 취소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고 실망했다"며 청원 이유를 밝혔다.
자신을 학교 운동부 지도자로 소개한 작성자가 올린 '소년체전·전국체전을 지켜주세요'라는 청원은 1일 기준으로 1만2천여명, 축구부 선수의 학부모가 올린 '축구를 배우는 학생도 대한민국 학생이다' 청원은 1만3천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학생선수와 학부모, 지도자가 소년체전 등 대회를 열어달라고 호소하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학생 선수들의 무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청원인은 "소년·전국체전은 학생선수가 자신의 능력을 평가받고 꿈을 키우기 위해 진학하는 데 가장 중요한 대회"라며 "아무 대안 없는 체전 취소는 학생선수의 꿈과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방역과 안전 문제로 대회를 개최할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한다는 입장도 있다.
학생선수 학부모들의 인터넷 카페에는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아이들 건강과 지역 안정을 위해 대회를 열지 않는 게 옳다는 의견도 많이 올라온다.
그러나 목표를 잃고 진학 길이 막힌 학생선수들을 구제해줄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문제는 공통으로 지적된다.
◇ "모여서 운동도 못 하고"…기약 없는 기다림
고등부가 출전하는 전국체전은 올해 10월 열릴 예정이나, 개최지인 경상북도가 코로나19로 대회를 열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초·중등부가 참가하는 소년체전은 잠정 연기된 상태로, 이달 초 정부와 지자체 등 협의로 취소 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
종합대회뿐 아니라 종목별 대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야구, 육상, 사이클 등 일부 종목이 올해 학생들이 출전하는 대회를 시작했지만, 많은 종목이 코로나19로 중단된 일정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한 유소년 축구팀 감독은 "소년체전에 출전하려면 예선을 통과해야 하는데 올해는 예선 자체가 없었다.
주말리그와 전국대회도 하나도 못 했다"고 답답해했다.
수도권에 집중됐던 코로나19 발생 범위가 대전·광주 등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고, 단체 훈련 금지, 체육시설 폐쇄 등으로 훈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감독은 "공식 훈련을 못 하고 있다.
학부모 동의를 받아 인원을 소규모로 쪼개 맨땅에서 몰래 훈련하기도 하는데, 다른 팀도 마찬가지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 아마추어 종목단체 관계자는 "상반기 예정됐던 전국대회가 모두 취소됐다.
대회를 유지한 지자체들이 지역주민 안전과 철저한 방역을 위해 개최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학생선수들이 목표 의식을 많이 잃은 것 같다"고 전했다.
◇ "우리는 재수도 못 해요"…입시생들 '막막'
대회는 학생 선수들이 기량을 점검하는 기회이자, 진학의 발판이다.
체육특기자로 대학에 입학하려면 객관적인 데이터로 실력을 입증해야 하는데, 대회 성적이 중요한 자료가 된다.
체중·체고 진학도 마찬가지다.
국민청원에서 한 고교 3학년 선수는 "지금까지 운동만 죽어라 하면서 꿈을 위해 피눈물 흘리며 달려왔는데 모든 업적과 고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라지고 있다"며 "대회 하나하나가 꿈이고 마지막 희망줄인데 사라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학교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학사 일정을 위해 등교 개학을 했지만,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한 교실에 전체 학생이 모이기도 힘든 상황인데 학생선수들이 훈련하거나 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안전 문제상 더욱더 쉽지 않다.
한 종목단체 관계자는 "일반 학생들은 재수를 고려할 수도 있지만, 선수들은 일단 졸업하면 훈련 등 지원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오래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아예 운동 분야 진로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는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선수들이 감염의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학부모들은 걱정한다.
◇ 코로나19로 불가피한 상황…대안은
대한체육회와 교육부는 올해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이 열리지 않더라도 지역별·종목별 대회 등 학생선수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무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드민턴의 경우 미뤄왔던 봄철종별리그전을 이달 말 무관중으로 개최하기로 하는 등 일정을 재개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올해 초등·중등 전국대회를 취소했지만, 위험 요소가 적은 리그 경기를 열어 팀과 선수들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수도권 지역의 고등부 리그도 7월 내 모두 개막하도록 할 방침이다.
축구협회는 "불가피한 상황에 대비해 리그 실적 등을 입시에 반영할 수 있도록 각 대학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 지역·종목별 대회 개최도 어려울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기된 대회들이 9월 대학 수시 전에 열리면 체육특기자 전형을 지원하는 학생들이 실적을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