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일인 2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바이오주의 급등을 지켜본 투자자가 대거 몰린 결과다. 공모주 청약 때 기록했던 역대 최고 경쟁률이 첫 거래일 투자 열풍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SK바이오팜 상한가…아직 2100만주 매수 대기
이날 SK바이오팜은 가격제한선(29.59%)까지 오른 1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4만9000원이었던 SK바이오팜은 동시호가가 끝나자마자 공모가의 두 배인 9만8000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했다. 이후 바로 상한가로 직행해 상한가 매수 대기 물량을 쌓아갔다. 이날 상한가로 사겠다고 매수 주문을 해둔 대기 물량만 2100만 주를 넘겼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 주식 수인 1022만 주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하루 만에 159.18%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63만 주에 그쳤다. 장 초반부터 상한가 대기 물량이 쌓이자 오전에 일부를 매도하던 외국인도 매도 물량을 거둬들였다. 3일에도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굳이 급하게 내다팔 필요가 없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외국인은 이날 34만9254주, 약 441억원어치를 팔았다. 수급 문제로 당분간 투자 열풍은 이어질 전망이다. 3일에도 상한가로 직행하면 매도 물량은 또다시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크다. 반면 주가 흐름이 주춤한다면 매도 물량 출현으로 거래량이 폭발할 수도 있다.

무엇이 투자자를 SK바이오팜에 열광하게 했을까. 증권업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를 꼽는다.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으로 이어진 바이오 대형주의 성공 신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6년 11월 상장할 당시에도 실적 논란과 성장성 거품 우려가 있었지만 주가는 상장일 시초가(13만5000원) 대비 6배 가까이 올라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바이오 투자 열풍이 거세진 만큼 “일단 넣으면 돈이 된다”는 인식이 개인 투자자 사이에 팽배해졌다는 분석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바이오 대형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뿐이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로서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SK바이오팜은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의 성장성이 다른 바이오주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점도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SK바이오팜은 올해 매출이 600억원 내외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도 예상된다. 하지만 두 개의 시판약물인 수노시와 엑스코프리가 향후 매출을 견인할 전망이다.

다만 주가 상승이 계속될수록 고평가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이날 SK바이오팜 시가총액은 9조9458억원까지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26위다. 3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하면 시총은 13조원에 달하게 된다. 증권사들이 평가한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는 최소 5조원에서 최대 9조원 사이다. 이미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10만~11만원)도 넘겼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