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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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평창군 버치힐GC(파72·6434야드) 1번홀(파4) 티잉 그라운드. 티샷을 먼저 마무리한 김지영(24·사진)이 캐디백에서 과일을 꺼냈다. 아침 일찍 경기를 시작해 허기가 졌던 것. 같은 조 최혜진(21)이 티 샷을 마치자 둘은 사이좋게 과일을 나눠 먹으면서 세컨드 샷을 위해 걸어갔다. ‘까르르’ 웃음까지 터뜨리며 이야기꽃을 피우던 둘은 두 번째 샷 루틴에 들어가자마자 눈빛부터 달라졌다.

김지영이 3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맥콜·용평리조트 오픈’ 1라운드에서 벌어진 ‘절친 대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김지영은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엮어 2언더파 70타를 치며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지영은 지난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막을 내린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우승자 자격으로 이번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최혜진과 한 조로 편성됐다.

10번홀(파5)에서 출발한 김지영은 전반에 보기와 버디를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하다 후반 들어 뒷심을 발휘했다. 2번홀(파3)과 3번홀(파5)에서 아이언 샷을 각각 핀 옆 4, 5m 거리에 붙여 연속 버디를 낚았다. 김지영은 4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7번홀(파4)에서 4.8m 버디 퍼트를 잡아 산뜻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지영은 “지난주 우승 때 가장 먼저 축하 문자를 보낸 혜진이와 같이 라운드를 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을 포함해 이 대회 2승을 수확한 ‘버치힐 여왕’ 최혜진은 퍼팅 난조로 고생했다. 버디 5개와 보기 4개를 기록하며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공동 35위. 6번홀(파3)에서 5.2m 파 퍼팅을 놓쳐 3퍼트를 한 게 뼈 아팠다. 최혜진은 “샷이 잘되지 않았고, 퍼트도 거리감이 좋지 않았다”며 “남은 2개 라운드에서 더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2016년 이소영(23), 2017년 최혜진 등 ‘특급 신인’ 우승자를 배출한 대회 명성에 걸맞게 올해도 루키들의 맹활약이 두드러졌다. 신인왕 포인트 1위 유해란(19)과 노승희(19)가 보기 없이 6언더파를 몰아쳐 순위표 맨 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장타자’ 전우리(23), 통산 3승의 박민지(21)가 공동 2위로 선두를 1타 차로 압박했다. 전우리는 “아이언 샷이 핀 근처에 자주 붙어 버디 기회가 많았다”며 “드라이버를 다섯 번만 잡을 정도로 코스 전장이 짧은 편”이라고 말했다.

선두그룹과 동갑내기인 이슬기(19), 조혜림(19)도 4언더파(공동 5위)를 쳐 우승 경쟁을 위한 채비를 갖췄다. 김민선(25), 김지현(29), 허윤경(30), 김해림(31) 등 쟁쟁한 챔프들이 공동 5위 그룹에 이름을 올려 대혼전을 예고했다.

평창=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