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감 시늉만 한 '35조원 슈퍼 추경'…국가채무비율 43%로 치솟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민주 "역대 추경 중 최대 감액"
단기일자리·가전효율 예산 삭감
지역민원은 지도부 방침에 빠져
2차 지원금 등 4차 추경도 거론
통합 "사업 대다수 목적 불분명"
장기 과제인 그린뉴딜까지 포함
순감액 2000억, 전체 1%도 안돼
단기일자리·가전효율 예산 삭감
지역민원은 지도부 방침에 빠져
2차 지원금 등 4차 추경도 거론
통합 "사업 대다수 목적 불분명"
장기 과제인 그린뉴딜까지 포함
순감액 2000억, 전체 1%도 안돼
역대 최대 규모로 국회에 제출된 3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거의 원안 그대로 확정됐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빠진 채 더불어민주당이 단 5일 만에 ‘찔끔 삭감’으로 심사를 마무리한 결과다. 통합당은 “최악의 졸속 추경 심사”라고 비판했다.
감액 사업은 희망근로사업 1개월치(3000억원), 가전제품 고효율화 사업(1500억원), 신재생 에너지 사업(1000억원) 등이다. 실직자에게 단기 공공 일자리를 제공하는 희망근로사업은 정부 추경안이 지난달 4일 국회에 제출된 뒤 심사가 지체되면서 사업 기간도 축소된 점이 반영됐다. 가전제품 고효율화 사업은 관련 제품이 대부분 대기업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특혜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삭감됐다.
고용유지 지원금은 노사정 합의정신 존중 명목으로 5326억원 증액됐다. 청년 역세권 전세임대 융자 사업은 1900억원, 중기 소상공인 지원 예산은 1480억원 늘어났다. 일반 국민에 대한 마스크 비축 예산도 350억원 증액됐다.
통합당은 감액이 1조2000억원 규모지만 증액도 1조원에 달해 감액 규모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순감액 2000억원은 전체 추경 액수의 1%도 안 되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원 구성 강행에 반발해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있는 통합당은 이번 추경 심사에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 통합당은 추경안 처리를 1주일가량 연기하면 심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민주당이 이날 처리를 고집하면서 무산됐다. 예결위원장 출신 홍문표 통합당 의원은 “추경 심사는 1주일도, 10일도 늦어질 수 있는 것”이라며 “당장 처리를 안 하면 경제가 무너지는 것 같이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적으로 얘기하고 날짜를 맞추라고 요구하면서 졸속 심사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4차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차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 지급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국가채무비율 60%까지는 감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채무비율은 이번 3차 추경 편성으로 현행 41.4%에서 43% 이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여당에서 4차 추경 편성을 요구한다면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전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임도원/고은이/김소현 기자 van7691@hankyung.com
1조5000억원 삭감했지만 증액도 1조3000억원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는 이날까지 심사를 통해 35조1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확정했다. 35조3000억원 규모인 정부 원안에서 2042억원을 순감액한 규모다. 예산소위는 지난달 30일부터 나흘 동안 통합당의 보이콧 속에 민주당 측 위원 다섯 명만 참여한 가운데 추경 심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안 대비 1조5110억원을 감액하고 1조3067억원을 증액했다. 당초 상임위 심사 단계에서 3조1000억원이 증액됐지만, 예결위 심사에서 해당 증액분을 상당 부분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역대 추경 중 가장 큰 규모로 감액하지 않았나 싶다”며 “특히 지역 민원 관련 예산은 철저히 심사했다”고 말했다.감액 사업은 희망근로사업 1개월치(3000억원), 가전제품 고효율화 사업(1500억원), 신재생 에너지 사업(1000억원) 등이다. 실직자에게 단기 공공 일자리를 제공하는 희망근로사업은 정부 추경안이 지난달 4일 국회에 제출된 뒤 심사가 지체되면서 사업 기간도 축소된 점이 반영됐다. 가전제품 고효율화 사업은 관련 제품이 대부분 대기업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특혜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삭감됐다.
고용유지 지원금은 노사정 합의정신 존중 명목으로 5326억원 증액됐다. 청년 역세권 전세임대 융자 사업은 1900억원, 중기 소상공인 지원 예산은 1480억원 늘어났다. 일반 국민에 대한 마스크 비축 예산도 350억원 증액됐다.
통합당 “졸속 추경”
통합당은 ‘졸속 심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획재정부 출신 통합당 재선 의원 3인방인 류성걸·추경호·송언석 의원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추경 사업의 상당수는 추경 요건에 부합하지 않고 사업 목적도 불분명하다”며 “2025년까지 추진해야 하는 장기 사업인 ‘그린뉴딜 사업’까지 추경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추경에 포함된 고용안정특별대책 역시 전체 실업자 수(127만 명)를 넘는 일자리 155만 개를 산정해 설계한 부실 사업이라고 통합당은 주장했다.통합당은 감액이 1조2000억원 규모지만 증액도 1조원에 달해 감액 규모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순감액 2000억원은 전체 추경 액수의 1%도 안 되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원 구성 강행에 반발해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있는 통합당은 이번 추경 심사에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 통합당은 추경안 처리를 1주일가량 연기하면 심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민주당이 이날 처리를 고집하면서 무산됐다. 예결위원장 출신 홍문표 통합당 의원은 “추경 심사는 1주일도, 10일도 늦어질 수 있는 것”이라며 “당장 처리를 안 하면 경제가 무너지는 것 같이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적으로 얘기하고 날짜를 맞추라고 요구하면서 졸속 심사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與 일각 “4차 추경하자”
민주당은 조속한 추경 집행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추경 편성으로 ‘코로나 국난’에서 어려움에 처한 서민과 중소기업,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정부는 7월부터 신속하게 집행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민주당 일각에서는 4차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차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 지급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국가채무비율 60%까지는 감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채무비율은 이번 3차 추경 편성으로 현행 41.4%에서 43% 이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여당에서 4차 추경 편성을 요구한다면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전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임도원/고은이/김소현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