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의 무서운 질주…미국 새내기주도 그래요 [이고운의 머니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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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에 데뷔한 SK바이오팜의 기세가 매섭습니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고 나서 이틀 연속 상한가를 쳤습니다. 상장 이틀째인 3일 장이 열리자마자 SK바이오팜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6만5000원까지 뛰었습니다. 공모가(4만9000원) 대비 235.87%의 수익률입니다.
증시에 신규 상장한 이른바 ‘새내기주’의 주가 급등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일은 아닙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세계에서 잠잠했던 기업공개(IPO)가 지난달부터 본격 재개되면서, 대부분 새내기주의 주가에도 불이 붙었습니다. IPO란 비상장기업이 증시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상장사가 되기 위해 거치는 과정입니다. 기관투자가들의 주문을 반영해 적정 가격(공모가)을 산정한 다음,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시초가로 증시에서 거래를 시작하게 됩니다.
최근 미국에서 새내기주의 상장 첫날을 묘사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급등하다(skyrocket)와 두 배(double)입니다. 2일 신규 상장한 금융 스타트업 레모네이드는 공모가(29달러)보다 139.34% 높은 69.41달러로 장을 마쳤습니다. 미국에서도 새내기주가 상장 첫날 공모가의 두 배 이상 가격으로 마무리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지난달부터 첫날 공모가 대비 100% 이상 수익률 기록이 줄줄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나스닥시장에 데뷔한 온라인 중고차매매 플랫폼 브룸과 소프트웨어 회사 줌인포도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00% 이상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안겨주었습니다.
미국 IPO 전문 자문사인 르네상스 캐피탈에 따르면 올 2분기 뉴욕증시에는 39개 기업이 신규 상장했습니다. 대부분은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잦아든 지난 6월에 상장했습니다. 이들 기업의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보다 평균 61% 상승했습니다. 시초가보다 평균 38% 올랐다고 합니다. 신규 상장기업 3분의 2는 코로나19 수혜자로 꼽히는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이었습니다.
SK바이오팜의 이틀 연속 상한가를 놓고 과도한 상승인지,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인지 여부를 놓고 투자자들 사이 의견이 분분합니다. 새내기주를 바라보는 미국 투자자들의 고민도 비슷합니다. 눈여겨볼 부분은 미 투자자들이 적자를 내고 있는 기업이라도 미래 기대만 있으면 가치를 후하게 쳐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에 휘말려 있는 새내기주는 수소트럭회사인 니콜라입니다. 니콜라 주가는 2일 미 나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한 첫날인 지난 2일 33.97달러로 장을 마쳤다가, 일주일도 채 안된 9일에는 장중 93.99달러까지 급등했습니다. 그러다 2일에는 종가 기준 57.19달러로 밀리는 ‘화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니콜라에는 아직 시제품도, 생산공장도 없습니다.
전세계 증시에 몰린 엄청난 유동성이 ‘제2의 테슬라’를 찾아다니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 전기차기업 테슬라가 ‘천슬라’가 될 수 있도록 주가를 밀어올려준 유동성이 새내기주 투자에도 마찬가지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 주가가 1000달러를 넘으며 ‘천슬라’로 등극했을 당시 거품 논란이 일었는데, 2일 테슬라 종가는 1208.66달러였습니다. 거품 논란을 비웃기라도 하듯 며칠 만에 주가가 20% 뛴 것입니다. 당장의 실적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을 더 높이 쳐주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매년 적자를 이어왔던 과거도, 앞으로 예상되는 적자지속 미래도 투자자들에게 별 문제가 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증시에 몰려든 어마어마한 유동성이 ‘믿는 구석’이기도 하고요.
미 IPO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은 우리나라와는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개인 투자자가 공모주 일반 청약에 참여, 공모가에 주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SK바이오팜처럼 인기가 많았던 공모주는 일반 청약에 참여해도 원하는 만큼 받지는 못하지만요.
미국에서는 개인이 공모주 일반 청약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공모주가 상장한 다음 장내에서 주식을 사거나, IPO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법이 주를 이룹니다. IPO ETF 중 가장 규모가 큰 ‘First Trust U.S. Equity Opportunities ETF’는 뉴욕증시에 신규 상장한 주식을 상장 초반에 매수해 보유했다가 매도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ETF마다 투자 전략이 다르니 취향에 맞는 상품을 고려해볼만 합니다. 하지만 전세계 증시 조정 가능성이 가장 큰 변수입니다. 증시가 위축되면 신규 상장도 어려워집니다. 특히 요즘 유통시장과 발행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래 기대는 높지만 숫자(실적)가 당장 안나오는’ 기업들에게는 혹독한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최근 미국에서 새내기주의 상장 첫날을 묘사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급등하다(skyrocket)와 두 배(double)입니다. 2일 신규 상장한 금융 스타트업 레모네이드는 공모가(29달러)보다 139.34% 높은 69.41달러로 장을 마쳤습니다. 미국에서도 새내기주가 상장 첫날 공모가의 두 배 이상 가격으로 마무리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지난달부터 첫날 공모가 대비 100% 이상 수익률 기록이 줄줄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나스닥시장에 데뷔한 온라인 중고차매매 플랫폼 브룸과 소프트웨어 회사 줌인포도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00% 이상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안겨주었습니다.
미국 IPO 전문 자문사인 르네상스 캐피탈에 따르면 올 2분기 뉴욕증시에는 39개 기업이 신규 상장했습니다. 대부분은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잦아든 지난 6월에 상장했습니다. 이들 기업의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보다 평균 61% 상승했습니다. 시초가보다 평균 38% 올랐다고 합니다. 신규 상장기업 3분의 2는 코로나19 수혜자로 꼽히는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이었습니다.
SK바이오팜의 이틀 연속 상한가를 놓고 과도한 상승인지,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인지 여부를 놓고 투자자들 사이 의견이 분분합니다. 새내기주를 바라보는 미국 투자자들의 고민도 비슷합니다. 눈여겨볼 부분은 미 투자자들이 적자를 내고 있는 기업이라도 미래 기대만 있으면 가치를 후하게 쳐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에 휘말려 있는 새내기주는 수소트럭회사인 니콜라입니다. 니콜라 주가는 2일 미 나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한 첫날인 지난 2일 33.97달러로 장을 마쳤다가, 일주일도 채 안된 9일에는 장중 93.99달러까지 급등했습니다. 그러다 2일에는 종가 기준 57.19달러로 밀리는 ‘화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니콜라에는 아직 시제품도, 생산공장도 없습니다.
전세계 증시에 몰린 엄청난 유동성이 ‘제2의 테슬라’를 찾아다니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 전기차기업 테슬라가 ‘천슬라’가 될 수 있도록 주가를 밀어올려준 유동성이 새내기주 투자에도 마찬가지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 주가가 1000달러를 넘으며 ‘천슬라’로 등극했을 당시 거품 논란이 일었는데, 2일 테슬라 종가는 1208.66달러였습니다. 거품 논란을 비웃기라도 하듯 며칠 만에 주가가 20% 뛴 것입니다. 당장의 실적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을 더 높이 쳐주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매년 적자를 이어왔던 과거도, 앞으로 예상되는 적자지속 미래도 투자자들에게 별 문제가 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증시에 몰려든 어마어마한 유동성이 ‘믿는 구석’이기도 하고요.
미 IPO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은 우리나라와는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개인 투자자가 공모주 일반 청약에 참여, 공모가에 주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SK바이오팜처럼 인기가 많았던 공모주는 일반 청약에 참여해도 원하는 만큼 받지는 못하지만요.
미국에서는 개인이 공모주 일반 청약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공모주가 상장한 다음 장내에서 주식을 사거나, IPO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법이 주를 이룹니다. IPO ETF 중 가장 규모가 큰 ‘First Trust U.S. Equity Opportunities ETF’는 뉴욕증시에 신규 상장한 주식을 상장 초반에 매수해 보유했다가 매도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ETF마다 투자 전략이 다르니 취향에 맞는 상품을 고려해볼만 합니다. 하지만 전세계 증시 조정 가능성이 가장 큰 변수입니다. 증시가 위축되면 신규 상장도 어려워집니다. 특히 요즘 유통시장과 발행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래 기대는 높지만 숫자(실적)가 당장 안나오는’ 기업들에게는 혹독한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