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2일 개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지위 변동에 관심을 모았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주석단에 앉은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12일 개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지위 변동에 관심을 모았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주석단에 앉은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에 동조하는 발언을 했다.

진 전 교수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설에 "미국과 마주 앉을 필요 없다"고 일축한 최 부상의 담화를 전했다. 그리고 이에 대해 "현실감을 안 잃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어차피 트럼프 재선도 불투명한데, 곧 물러날 대통령과 대화를 해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며 "북미협상은 어차피 차기 대통령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가 회담을 하자고 해봐야 선거용 이벤트에 불과할 뿐"이라며 "거기에 들러리 설 의사가 없다는 얘기로 지극히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했다.

최 부상의 담화는 남한을 향해서는 쓸데없이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릴 궁리를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봤다. 진 전 교수는 "앞으로 계속 지지율 떨어질 일만 남았는데, 가을쯤 다시 국민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는 감동 이벤트를 연출하고 싶을 것"이라며 "그 점에서 트럼프와 문재인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이날 최선희 부상은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 "조미 관계의 현 실태를 무시한 수뇌회담설이 여론화되는 데 대해 아연함을 금할 수 없다"며 "조미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는 담화를 내놨다.

담화에서 "당사자인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섣부르게 중재 의사를 표명하는 사람이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