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업종·메뉴 추천…'백종원식 컨설팅' 나선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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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세무·법률 등 솔루션
금감원, 자영업자 이자 감면 강화
농협·신한, 개인사업자 금융 지원
금감원, 자영업자 이자 감면 강화
농협·신한, 개인사업자 금융 지원
서울 마포구에서 해산물 식당을 운영하는 김대수 셰프는 지난해 걱정이 많았다. 직장을 그만두고 서울 성북구에서 미역국 전문점을 열었지만 기대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아서였다. 상권과 메뉴를 잘못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어 식당을 옮기기로 결정했지만 막막했다. 고민은 국민은행이 운영하는 소호 컨설팅센터의 문을 두드리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그는 “영업 지역과 메뉴를 바꾸려고 하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걱정이었는데 전문 요리사가 매주 1~2회씩 소스 개발부터 메뉴 구성에 대한 노하우까지 아낌없이 알려줬다”며 “상권 특성에 맞는 영업 방식을 배우고 지속적인 관리를 받은 덕에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3일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8개 은행과 손잡고 은행권 자영업자 경영컨설팅센터를 창업 지원에서 영세 상인들을 위한 ‘위기관리 허브’로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창업 교육이나 대출 상품 소개에서 장사가 안 되는 상인들의 매출 증가를 돕는 쪽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앞으로 경영컨설팅센터는 신용카드 빅데이터로 상권을 분석해 식당 메뉴를 골라주고, 음식 조리법까지 알려주는 방법 등을 동원해 골목 상인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대수 셰프가 받았던 도움을 여러 곳에서 체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은행권이 운영하는 자영업자 경영컨설팅센터는 전국적으로 27곳이다. 국민은행이 서울 여의도 허브 센터를 포함해 서울, 수도권 및 전국 주요 광역시에 13곳을 확보해 자영업자 지원에 가장 활발하게 나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센터에서는 △상권 분석 △창업 방법 △금융상담 △경영 상담 등의 컨설팅을 해 왔다. 서울 여의도 허브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도 상주한다. 세무, 법률, 지식재산권, 프랜차이즈 등 각 분야 전문가가 다양한 분야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창업 과정뿐 아니라 메뉴 개발과 마케팅 등 다양한 방식의 멘토링을 진행하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힘을 더 싣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센터의 현재 지원 내용을 보면 어려움에 빠진 상인들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국민은행은 2016년 9월부터 자영업자 경영 지원을 위해 ‘KB 소호컨설팅센터’를 운영해 오고 있다. 은행권 최초로 별도의 컨설팅 센터를 설립하고 무료로 경영 컨설팅과 금융 지원 상담을 해왔다. 소호 컨설팅은 획일적인 단체 교육에서 벗어나 각 업장에 맞게 ‘백종원식 컨설팅’을 1 대 1로 지원한다.
실습 위주 교육 프로그램도 요식업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고 있다. 유명 셰프 등 현업 전문가를 초청해 직접 자영업자에게 도움을 주는 ‘KB 소호멘토링 스쿨’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사업자는 “한번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명 셰프가 직접 가게를 지속적으로 방문해 잘못된 부분을 고치도록 도와줬다”며 “실시간으로 메신저를 통한 응답을 해주는 등 멘토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포함한 KB소호 컨설팅을 7400건 수행했다는 게 국민은행 측 설명이다.
문진기 KB소호멘토링스쿨 창업전문 위원은 “개별 상권과 업종, 사업장 사정을 고려한 백종원식 맞춤 컨설팅을 지원할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은행의 책임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측은 “지난해 7월 출시한 비대면 정책자금 추천 플랫폼인 ‘KB브릿지’를 활용한 비대면 컨설팅도 강화하고 있다”며 “위기관리 중심 컨설팅을 강화해 소상공인의 매출 및 수익 회복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대출119는 지원을 받는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지원을 해주는 금융회사에도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위기에 빠진 자영업자들을 도와주면 대출이 부실화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해 금융지원 상황 등을 분석하고 자영업자들의 경영애로를 완화해주기 위해 금감원 내에 현장지원단을 두기로 했다. 지원단장은 조영익 소비자피해예방 부원장보가 맡는다. 현장지원단은 금융애로 특별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으며 은행협의체와 함께 통합 지원에 나선다.
박종서/정소람 기자 cosmos@hankyung.com
금감원·은행권 “골목상권 구하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매출 부진이 닥치면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고 싶어 둘러봐도 마땅히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에 빠진 골목상권 상인들을 위해 금융감독원이 위기관리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나선 배경이다.금감원은 지난 3일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8개 은행과 손잡고 은행권 자영업자 경영컨설팅센터를 창업 지원에서 영세 상인들을 위한 ‘위기관리 허브’로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창업 교육이나 대출 상품 소개에서 장사가 안 되는 상인들의 매출 증가를 돕는 쪽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앞으로 경영컨설팅센터는 신용카드 빅데이터로 상권을 분석해 식당 메뉴를 골라주고, 음식 조리법까지 알려주는 방법 등을 동원해 골목 상인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대수 셰프가 받았던 도움을 여러 곳에서 체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은행권이 운영하는 자영업자 경영컨설팅센터는 전국적으로 27곳이다. 국민은행이 서울 여의도 허브 센터를 포함해 서울, 수도권 및 전국 주요 광역시에 13곳을 확보해 자영업자 지원에 가장 활발하게 나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센터에서는 △상권 분석 △창업 방법 △금융상담 △경영 상담 등의 컨설팅을 해 왔다. 서울 여의도 허브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도 상주한다. 세무, 법률, 지식재산권, 프랜차이즈 등 각 분야 전문가가 다양한 분야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창업 과정뿐 아니라 메뉴 개발과 마케팅 등 다양한 방식의 멘토링을 진행하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힘을 더 싣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센터의 현재 지원 내용을 보면 어려움에 빠진 상인들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국민은행은 2016년 9월부터 자영업자 경영 지원을 위해 ‘KB 소호컨설팅센터’를 운영해 오고 있다. 은행권 최초로 별도의 컨설팅 센터를 설립하고 무료로 경영 컨설팅과 금융 지원 상담을 해왔다. 소호 컨설팅은 획일적인 단체 교육에서 벗어나 각 업장에 맞게 ‘백종원식 컨설팅’을 1 대 1로 지원한다.
온라인 마케팅 방법까지 전수
전통 한옥체험 서비스업을 운영하던 대표 서모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방문객이 감소해 매출이 급감하자 센터를 찾았다. 서씨는 “대상 고객군을 한국인으로 바꾸는 경영 코칭을 받아 적용하면서 공실을 줄일 수 있었다”며 “SNS를 활용하는 마케팅과 포털 예약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법 등 실제 경영에 변화를 주는 방법을 알려줘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실습 위주 교육 프로그램도 요식업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고 있다. 유명 셰프 등 현업 전문가를 초청해 직접 자영업자에게 도움을 주는 ‘KB 소호멘토링 스쿨’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사업자는 “한번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명 셰프가 직접 가게를 지속적으로 방문해 잘못된 부분을 고치도록 도와줬다”며 “실시간으로 메신저를 통한 응답을 해주는 등 멘토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포함한 KB소호 컨설팅을 7400건 수행했다는 게 국민은행 측 설명이다.
문진기 KB소호멘토링스쿨 창업전문 위원은 “개별 상권과 업종, 사업장 사정을 고려한 백종원식 맞춤 컨설팅을 지원할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은행의 책임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측은 “지난해 7월 출시한 비대면 정책자금 추천 플랫폼인 ‘KB브릿지’를 활용한 비대면 컨설팅도 강화하고 있다”며 “위기관리 중심 컨설팅을 강화해 소상공인의 매출 및 수익 회복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자 부담 줄여주는 상품도 소개
금감원은 대출금 연체 우려가 생긴 개인 사업자들에게 사전에 상환 부담을 줄여주는 ‘개인사업자대출119’ 프로그램도 강화하기로 했다. 개인사업자대출119는 은행 빚을 3개월 이내에 갚지 못했을 때 만기를 연장해주거나 이자 부담을 줄여준다. 새로운 대출을 해주면서 기존 채무를 갚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코로나19 금융지원 대책은 6개월간 만기를 늦춰주지만 이자 감면 등의 혜택은 없다. 개인사업자대출119는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지난해 각각 2962억원과 2624억원을 지원해 전체(1조10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대출119는 지원을 받는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지원을 해주는 금융회사에도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위기에 빠진 자영업자들을 도와주면 대출이 부실화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해 금융지원 상황 등을 분석하고 자영업자들의 경영애로를 완화해주기 위해 금감원 내에 현장지원단을 두기로 했다. 지원단장은 조영익 소비자피해예방 부원장보가 맡는다. 현장지원단은 금융애로 특별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으며 은행협의체와 함께 통합 지원에 나선다.
박종서/정소람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