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500만원"…검증 안 된 취업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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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문 좁아지자 불안감 이용
자기소개서·면접 준비 돕는다며
대학입시처럼 "합격전략 전수"
절박한 취준생들 상담 늘어나
전문가 "공포마케팅, 피해 주의"
자기소개서·면접 준비 돕는다며
대학입시처럼 "합격전략 전수"
절박한 취준생들 상담 늘어나
전문가 "공포마케팅, 피해 주의"
“혹시 취업컨설팅 받아본 분 있나요? 이번에는 진짜 제대로 된 회사에 가고 싶은데 컨설팅을 받아볼까 해서요.” (D 취업준비 카페 게시글)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취업을 빨리 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고액 취업컨설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컨설팅 업체들은 공기업, 사기업, 외국계 기업 등 모든 업태에 맞춰 ‘취업전략’을 짜준다고 홍보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하반기 취업 시장도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각에선 “취준생들의 불안감을 이용해 얇은 지갑에 ‘빨대’를 꽂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어차피 입사 지원자가 쓴 것을 고쳐야 하기 때문에 자소서는 웬만해선 대필한다”며 “(컨설턴트들이) 문항별로 어떻게 채점이 이뤄지는지 알고 있어 정량평가에선 최고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꼼수’도 알려준다”고 귀띔했다.
일부 강사는 인터넷에 떠도는 뻔한 전략이 아니라며 ‘외부유출방지 서약’까지 쓰게 한다. 강사진은 자신을 기업 인사담당자 또는 컨설턴트 출신이라고 소개하고 수십~수백여 개 기업에 합격한 경험이 있다고 강조한다.
문제는 고비용과 불투명한 환불 절차다. 보통 3~6개월 기준 300만~500만원을 요구한다. 더 저렴한 컨설팅은 회당 40만~50만원, 4회 기준 200만원대 가격이다. 자소서와 면접 강의만 따로 받는 개별 과정도 시간당 10만~40만원으로 천차만별이다. 가격은 홈페이지및 전화를 통해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방문 상담을 해야 알려주는 곳이 많다.
환불 여부도 제각각이다. 학원으로 등록한 컨설팅 업체는 학원법에 따라 환불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업체는 결제한 금액을 돌려받기 어렵다. 1회라도 수강하면 환불해줄 수 없다는 곳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학원으로 신고하지 않은 업체가 있을지 모르니 계약서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19로 하반기 채용시장이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취준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공동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하반기 채용 경기에 대한 불안감 여부를 묻자 응답자의 51.5%가 ‘어느 정도의 불안감이 있다’고 답했고 23.3%는 ‘극심한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취업 컨설팅은 ‘취업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젊은이들의 불안함을 이용하는 면이 있다”며 “환불 등에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소비자 상담기관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취업을 빨리 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고액 취업컨설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컨설팅 업체들은 공기업, 사기업, 외국계 기업 등 모든 업태에 맞춰 ‘취업전략’을 짜준다고 홍보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하반기 취업 시장도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각에선 “취준생들의 불안감을 이용해 얇은 지갑에 ‘빨대’를 꽂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수백만원 요구…환불은 ‘글쎄’
5일 업계에 따르면 컨설팅 업체들은 자기소개서 작성법과 면접 준비법 등을 골자로 한 ‘취업 준비 강의’를 제공한다. 기업분석, 직무분석을 중점으로 한 자소서 작성부터 프레젠테이션(PT)·역량·인성·토론 등 면접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1 대 1부터 학원식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한 업체 관계자는 “어차피 입사 지원자가 쓴 것을 고쳐야 하기 때문에 자소서는 웬만해선 대필한다”며 “(컨설턴트들이) 문항별로 어떻게 채점이 이뤄지는지 알고 있어 정량평가에선 최고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꼼수’도 알려준다”고 귀띔했다.
일부 강사는 인터넷에 떠도는 뻔한 전략이 아니라며 ‘외부유출방지 서약’까지 쓰게 한다. 강사진은 자신을 기업 인사담당자 또는 컨설턴트 출신이라고 소개하고 수십~수백여 개 기업에 합격한 경험이 있다고 강조한다.
문제는 고비용과 불투명한 환불 절차다. 보통 3~6개월 기준 300만~500만원을 요구한다. 더 저렴한 컨설팅은 회당 40만~50만원, 4회 기준 200만원대 가격이다. 자소서와 면접 강의만 따로 받는 개별 과정도 시간당 10만~40만원으로 천차만별이다. 가격은 홈페이지및 전화를 통해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방문 상담을 해야 알려주는 곳이 많다.
환불 여부도 제각각이다. 학원으로 등록한 컨설팅 업체는 학원법에 따라 환불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업체는 결제한 금액을 돌려받기 어렵다. 1회라도 수강하면 환불해줄 수 없다는 곳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학원으로 신고하지 않은 업체가 있을지 모르니 계약서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직자 75% “채용 안 될까 불안”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고액의 비용을 써서라도 취업하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취업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상담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취준생 장모씨(25)는 “자꾸 면접에서 미끄러져 나름 유명한 업체에서 20만원짜리 면접 강의를 두 번 들었다”며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진 않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털어놨다.최근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19로 하반기 채용시장이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취준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공동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하반기 채용 경기에 대한 불안감 여부를 묻자 응답자의 51.5%가 ‘어느 정도의 불안감이 있다’고 답했고 23.3%는 ‘극심한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취업 컨설팅은 ‘취업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젊은이들의 불안함을 이용하는 면이 있다”며 “환불 등에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소비자 상담기관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