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여파로 올해 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 규모가 지난해 실적보다 7.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계획은 20% 가까이 감소했다. 중견기업 종사자들의 경기전망 기대치를 나타낸 경기전망지수는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 충격에…올해 기업 설비투자 계획 7.4% 줄였다
5일 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조사 대상 3700개 기업은 지난해 166조2000억원의 설비투자를 했으나 올해 계획은 7.4% 축소한 153조8000억원으로 잡았다. 설비투자를 줄이겠다는 반응은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았다.

대기업은 지난해 실적(123조6000억원)보다 설비투자 규모를 6.0% 줄이겠다고 밝혔다. 중견기업도 5.9%의 투자 감소를 알렸다. 중소기업의 지난해 실적 대비 설비투자 축소 규모는 19.5%에 이르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설비투자 계획 축소 규모(-11.2%)가 비제조업보다 네 배 가까이 많았다. 지난해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3.6% 늘어났지만 대기업 중심의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만 두각을 나타냈을 뿐 중견·중소기업은 각각 10% 이상 하락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지수는 전 분기보다 3.5포인트 하락한 75.2로 조사를 시작한 2017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최고치를 기록한 2018년 4분기(98.1)와 비교하면 22.9포인트 떨어졌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경기 전망을 어둡다고 보는 응답이 많다는 의미다.

부정적 전망의 가장 큰 이유로 중견기업들은 ‘국내 수요 감소’(81.9%)를 꼽았다. ‘해외 수요 감소’(40.1%) ‘업체 간 과다 경쟁’(22.8%) ‘자금 조달 애로’(16.5%)가 뒤를 이었다. 상당수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응답자의 33.6%가 앞으로 최대 1년, 22.7%는 1년 이상 코로나19의 악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박종서/윤희은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