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관계자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관계자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혹행위를 폭로하고 세상을 떠난 고(故) 최숙현 선수에 대한 체육계 진상조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남자친구와 안 좋은 게 있었나" 발언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임 의원은 고인 측에 책임을 전가하거나 개인사를 묻는 등 부적절한 질문을 했다고 지적한 TV조선 보도와 관련해 5일 ‘짜깁기식 보도’라고 반발하며 “이(논란)에 굴하지 않고 우리 문체위는 이번 고 최숙현 사망사고의 진실을 파헤치고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몸통에서부터 발본색원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매체는 임 의원과 최 선수의 동료와 통화한 19분 분량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임 의원이 고 최숙현 선수 동료 및 유가족들과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임 의원은 “왜 이렇게 부모님까지 가혹하게 자식을…. (가해자들을) 다른 절차가 충분히 있고, 징계를 줄 수 있고 제명을 할 수도 있는 방법이 있는데…어린 선수에게 검찰과 경찰 조사를 받게 했는지…”, “좋은 팀으로 왔고, 좋게 잘 지내고 있는데 지금 부산 선생님은 무슨 죄가 있고, 부산 체육회가 무슨 죄가 있고…왜 부산 쪽까지 이렇게 피해를 보고 있는지”, “남자친구가 있었다고 하는데, 남자친구와 뭔가 안 좋은 게 있었나”, “지금 폭력 사건이 일어났다고 해서 전체가 맞고 사는 줄 알아요”, “경주시청이 독특한 것이죠” 등 발언을 했다. 해당 발언 등은 최 선수의 죽음을 고인 측과 가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겨 파문이 일었다.

이에 대해 임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임오경의 진상규명이 두려워 이를 끌어내리려는 보수 체육계와 이에 결탁한 보수 언론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임 의원은 영화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실제 주인공으로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이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임 의원은 체육계 선배로서 후배의 안타까운 죽음의진실을 파헤치고자 나섰다"면서 "임 의원으로부터 대력적인 사건의 개요를 들었다. 임오경의원, 잘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당파적 시각에서 민주당 의원 흠집내기에 나선 보수언론의 얄팍한 보도에 심히 유감이다"라고 사과를 촉구했다.


한편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은 6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선수가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억울하고 외로웠던 숙현이의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다"면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으며,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 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혹행위는 감독만 한 게 아니었다"면서 "팀의 최고참인 주장 선수는 항상 선수들을 이간질하며 따돌림을 시켰다. 폭행과 폭언을 통해 선수들을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6월 26일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카톡 메시지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