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선수 가해자로 지목된 3인방, 국회서 폭행·폭언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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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반복…감독 "복숭아·견과류 먹었다고 안 때렸다"
문체위 여당 의원들, 스포츠에 만연한 폭력 근절 위해 청문회 개최 필요성 강조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유망주였다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폭행·폭언한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감독과 선수 2명 등 3인방이 국회에서 관련 혐의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이들은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의 트라이애슬론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 침해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먼저 폭행·폭언한 적이 없느냐고 묻자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은 "그런 적은 없다"며 "감독으로서 선수가 폭행당한 것을 몰랐던 부분의 잘못은 인정한다"며 관리·감독이 소홀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상임위에 앞서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동료들의 추가 피해 증언에서 역시 폭행·폭언의 당사자로 지목된 여자 선수 A 씨도 "폭행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용 의원이 함께 출석한 남자 선수 B씨를 포함해 경주시청 감독, 선수 3명을 향해 "고인에게 사죄할 마음이 없느냐"고 다시 묻자 김 감독과 A 선수는 이구동성으로 "마음이 아프지만,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말만 반복했다.
"고 최숙현 선수가 무차별로 맞을 때 대체 뭘 했느냐"던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 같은 당 임오경 의원의 질의에도 김 감독은 "폭행한 적이 없고, 선수가 맞는 소리를 듣고 팀 닥터를 말렸다"며 이미 공개된 녹취록과 선수들의 추가 피해 증언도 상당 부분 인정하지 않았다.
김규봉 감독은 오후 보충·추가 질의 시간에도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 의혹을 일관되게 부인했다.
고 최숙현 선수 동료의 추가 증언을 토대로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 '2016년 콜라를 한 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20만원 정도의 빵을 억지로 먹게 한 행위,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폭행한 행위, 2019년 3월 복숭아를 먹었다고 때린 행위'를 했느냐고 묻자 김 감독은 모두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행거봉으로 때린 적이 있느냐', '선수를 밟아서 손가락을 부러뜨린 적이 있느냐', '선수 고막이 터지도록 때린 적이 있느냐', '야구방망이를 사용한 적이 있느냐'는 민주당 소속 도종환 문체위원장의 질문에도 김 감독은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내가 다 내려놓고 떠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에게 보낸 적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최 선수의 아버지가 날 협박해 진정시키는 차원에서 보낸 것이고, (이번 건을) 책임진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도 했다.
의원들은 약 3시간 50분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고인의 사망 사건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충격에 빠졌다며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를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 4월 8일 고 최숙현 선수가 관련 내용을 신고한 뒤 신속하게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과 폭행 직접 가해자로 정체불명의 '팀 닥터'로 불린 안주현 씨의 정보를 체육회와 문체부가 전혀 입수하지 못한 점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팀 닥터 한 명의 책임이라는 경주시체육회의 발표에 동의하느냐"고 문체부와 체육회를 겨냥한 뒤 "지금은 조사가 아니라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며, 사건 축소·은폐 의혹을 검찰에 수사 요청해야 한다"고 질의했다.
윤 의원과 도 위원장은 정부의 사실 규명 의지에 아쉬움을 표하고 신속한 조사를 주문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검찰에도 은폐·축소 의혹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선수들의 건강을 관리해야 할 팀 닥터라는 사람이 선수를 폭행했다"며 김규봉 감독에게 팀 닥터의 합류 배경을 따졌고, 김 감독은 "2008년 경북 경산의 평안내과에서 치료를 잘한다는 소문을 들었고, 선수들의 요청으로 팀에 오게 됐다"며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임오경 의원은 "고 최숙현 선수가 2월 6일 경주시체육회에 진정서를 냈는데, 경주시체육회는 14일 이내에 민원을 해결하지 못했다"며 "결국 내놓은 대책이라는 게 철인3종 팀 해체라는데, 해체가 아니라 선수들에게 더욱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을 몰아붙였다.
고 최숙현 선수가 올해 1월 경주시청에서 부산시청으로 팀을 옮긴 뒤 전 소속팀에서 당한 폭행·폭언 고발을 막으려 했다던 새로운 의혹도 나왔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부산시청 감독이 해당 내용 공개를 꺼린다는 내용을 담은 전화 녹취록을 공개했고, 부산시청 감독은 "고인이 경주시청에서 맞은 일은 전혀 몰랐으며, 그런 일을 세상에 알린다면 응원하겠다고 말했고, 공개를 막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박양우 장관은 "고 최숙현 선수의 유족과 선수들, 국민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한 조사는 물론 기존 시스템의 작동 문제를 확인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다음 달 출범하는 스포츠윤리센터는 수사 고발까진 할 수 있지만, 강제권 없는 조사만 할 수 있다"며 "스포츠인권의 독립기구로서 제대로 일을 하려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스포츠윤리센터에 특별사법경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흥 체육회장도 "참담한 심정으로 철저히 조사하고 지도자들을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도 위원장과 박정 의원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증언이 배치된다며 스포츠에 만연한 폭력을 근본적으로 근절하는 차원에서라도 국회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문체위 여당 의원들, 스포츠에 만연한 폭력 근절 위해 청문회 개최 필요성 강조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유망주였다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폭행·폭언한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감독과 선수 2명 등 3인방이 국회에서 관련 혐의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이들은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의 트라이애슬론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 침해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먼저 폭행·폭언한 적이 없느냐고 묻자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은 "그런 적은 없다"며 "감독으로서 선수가 폭행당한 것을 몰랐던 부분의 잘못은 인정한다"며 관리·감독이 소홀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상임위에 앞서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동료들의 추가 피해 증언에서 역시 폭행·폭언의 당사자로 지목된 여자 선수 A 씨도 "폭행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용 의원이 함께 출석한 남자 선수 B씨를 포함해 경주시청 감독, 선수 3명을 향해 "고인에게 사죄할 마음이 없느냐"고 다시 묻자 김 감독과 A 선수는 이구동성으로 "마음이 아프지만,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말만 반복했다.
"고 최숙현 선수가 무차별로 맞을 때 대체 뭘 했느냐"던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 같은 당 임오경 의원의 질의에도 김 감독은 "폭행한 적이 없고, 선수가 맞는 소리를 듣고 팀 닥터를 말렸다"며 이미 공개된 녹취록과 선수들의 추가 피해 증언도 상당 부분 인정하지 않았다.
김규봉 감독은 오후 보충·추가 질의 시간에도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 의혹을 일관되게 부인했다.
고 최숙현 선수 동료의 추가 증언을 토대로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 '2016년 콜라를 한 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20만원 정도의 빵을 억지로 먹게 한 행위,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폭행한 행위, 2019년 3월 복숭아를 먹었다고 때린 행위'를 했느냐고 묻자 김 감독은 모두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행거봉으로 때린 적이 있느냐', '선수를 밟아서 손가락을 부러뜨린 적이 있느냐', '선수 고막이 터지도록 때린 적이 있느냐', '야구방망이를 사용한 적이 있느냐'는 민주당 소속 도종환 문체위원장의 질문에도 김 감독은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내가 다 내려놓고 떠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에게 보낸 적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최 선수의 아버지가 날 협박해 진정시키는 차원에서 보낸 것이고, (이번 건을) 책임진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도 했다.
의원들은 약 3시간 50분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고인의 사망 사건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충격에 빠졌다며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를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 4월 8일 고 최숙현 선수가 관련 내용을 신고한 뒤 신속하게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과 폭행 직접 가해자로 정체불명의 '팀 닥터'로 불린 안주현 씨의 정보를 체육회와 문체부가 전혀 입수하지 못한 점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팀 닥터 한 명의 책임이라는 경주시체육회의 발표에 동의하느냐"고 문체부와 체육회를 겨냥한 뒤 "지금은 조사가 아니라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며, 사건 축소·은폐 의혹을 검찰에 수사 요청해야 한다"고 질의했다.
윤 의원과 도 위원장은 정부의 사실 규명 의지에 아쉬움을 표하고 신속한 조사를 주문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검찰에도 은폐·축소 의혹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선수들의 건강을 관리해야 할 팀 닥터라는 사람이 선수를 폭행했다"며 김규봉 감독에게 팀 닥터의 합류 배경을 따졌고, 김 감독은 "2008년 경북 경산의 평안내과에서 치료를 잘한다는 소문을 들었고, 선수들의 요청으로 팀에 오게 됐다"며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임오경 의원은 "고 최숙현 선수가 2월 6일 경주시체육회에 진정서를 냈는데, 경주시체육회는 14일 이내에 민원을 해결하지 못했다"며 "결국 내놓은 대책이라는 게 철인3종 팀 해체라는데, 해체가 아니라 선수들에게 더욱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을 몰아붙였다.
고 최숙현 선수가 올해 1월 경주시청에서 부산시청으로 팀을 옮긴 뒤 전 소속팀에서 당한 폭행·폭언 고발을 막으려 했다던 새로운 의혹도 나왔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부산시청 감독이 해당 내용 공개를 꺼린다는 내용을 담은 전화 녹취록을 공개했고, 부산시청 감독은 "고인이 경주시청에서 맞은 일은 전혀 몰랐으며, 그런 일을 세상에 알린다면 응원하겠다고 말했고, 공개를 막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박양우 장관은 "고 최숙현 선수의 유족과 선수들, 국민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한 조사는 물론 기존 시스템의 작동 문제를 확인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다음 달 출범하는 스포츠윤리센터는 수사 고발까진 할 수 있지만, 강제권 없는 조사만 할 수 있다"며 "스포츠인권의 독립기구로서 제대로 일을 하려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스포츠윤리센터에 특별사법경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흥 체육회장도 "참담한 심정으로 철저히 조사하고 지도자들을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도 위원장과 박정 의원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증언이 배치된다며 스포츠에 만연한 폭력을 근본적으로 근절하는 차원에서라도 국회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