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K게임·웹툰으로 동남아 잡는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PC 게임과 웹툰 유통 사업을 확대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인구 6억 명이 넘는 동남아 지역이 국내 인터넷 업체들의 주요 시장으로 떠올랐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 활용

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은 지난달 PC 온라인 게임 유통 서비스 ‘라인 피오디’를 동남아 지역에 내놨다. 서비스 대상 국가는 대만, 홍콩, 마카오,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미얀마 등이다. 게임 이용자 편의를 위해 중국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영어를 지원한다. 유통 방식은 세계 최대 PC 게임 유통 서비스인 ‘스팀’과 비슷하다. 회원으로 가입한 이용자는 로그인한 뒤 원하는 게임을 내려받아 즐길 수 있다.

라인은 한국 게임을 앞세웠다. 조이시티의 ‘프리스타일’과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멘티스코의 ‘헌터스 아레나: 레전드’ 등을 출시 첫 게임으로 삼았다. 향후 유통 게임을 확대할 계획이다. 라인은 이 지역에서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라인을 게임 사업 확대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서 라인의 월간 실사용자 수(MAU)는 지난 1분기 기준 8000만 명이 넘는다. 라인 메신저 이용자는 간편 등록 기능을 통해 라인 피오디에 쉽게 가입할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베트남에 별도 법인도 세웠다. 동영상 유통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2016년 1월 베트남에 정식 출시한 동영상 유통 서비스 ‘브이라이브’는 그해 MAU가 100만 명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600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 웹툰으로 승부수

카카오는 웹툰 서비스로 동남아 지역 공략을 강화한다. 카카오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유통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지는 올해 대만, 태국 등에서 웹툰을 공식 유통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지는 2018년 인도네시아의 1위 유료 웹툰 유통업체인 네오바자르를 인수했다.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는 “세계에 한국 콘텐츠인 ‘K스토리 지식재산권(IP)’을 유통하는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내실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오랜 시간 투자해왔다”며 “일본 시장을 거점으로 올해 글로벌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의 웹툰 등 유료 콘텐츠 부문 1분기 매출은 9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 늘었다. 카카오의 일본 지역 웹툰 유통 서비스인 픽코마의 거래액이 꾸준히 증가한 데 힘입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픽코마의 2분기 거래액은 1000억원이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의 절반 수준이다. 웹툰 사업의 호실적이 예상되면서 카카오 주가는 이날 처음으로 30만원을 돌파했다.

카카오는 2018년 자회사인 온라인 광고 플랫폼 업체 TNK팩토리를 통해 베트남 모바일 플랫폼 광고기업 애드소타에 10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33.3%를 확보하기도 했다. 2016년엔 필리핀 핀테크(금융기술) 업체 SCI의 지분 40%(11억원 상당)를 인수하는 등 동남아 시장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두 기업이 동남아 공략을 강화하는 것은 이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과 싱가포르의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이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동남아의 인터넷산업 시장 규모는 720억달러(약 86조원)로 추정된다. 2025년에는 2018년 대비 세 배 이상 성장해 2400억달러(약 287조원)로 불어날 전망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